사랑나눔 이야기

[행복나눔 칼럼]"봄비가 내리네요"(2020년12월)

작성자 : 박길화  

조회 : 688  

작성일 : 2020-12-02 14:57:53 

 

 

봄비가 내리네요
   

코로나로 인해 유난히 매서웠던 지난 2월의 어느 겨울날, 아직은 봄이 멀게만 느껴지던 그때 중환자실에서 홀로 외로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한 환자가 있었다.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했다는 강O출님은 코로나19 환자였다.  

한달이넘는 시간을 중환자실에서 보낼만큼 위중했던 그는 어렴풋이 들려오는 누군가의 속삭임을 듣고 삶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한다.  

 

오늘은 봄비가 내리네요

 

죽음이라는 문턱 앞에서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고 계셨을 환자분은 봄비가 내린다는 간호사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금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따뜻한 봄의 기운을 받은 걸까?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가 되살아났고 환자분은 봄의 따스함 같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는 병원에서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다고 말한다. 또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아 주었던 의료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하며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전해왔다. 그런 환자분의 기쁜소식을 소개해드리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겪고 계신 환자분께 희망을 전하고 싶다. 

 

[편지 글]

안녕하세요? 저는 2월달에 대구에 코로나가 엄청나게 번질 때 제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저도 모르게 감염되어서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저는 정말 명이 길고 행운아 인가봐요. 제가 병원에 갈 때 쯤에는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다가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집에서 3일을 대기하다가 정말 하늘이 주신 기회로 영대병원에 자리가 하나 비자마자 제가 들어갔습니다. 가는 그날 저는 바로 의식을 잃고 보름이나 사경을 해매다가 의식이 돌아왔는데, 숨을 쉬기 힘들고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있어서 제발 죽여 달라고 사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대병원 중환자실 최은영 교수님이 저를 이렇게 멀쩡하게 살려서 사회로 복귀 시켰습니다. 42일 간의 입원동안 30일을 중환자실에서 보내는 동안 무섭고 두려운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매일 교수님께서 회진도는 시간에는 제 옆에 앉아서 걱정하지마라 잘 낫고 있다고 친절히 말씀을 해주시는 덕분에 저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로 좋은 생각과 열심히 약을 챙겨 먹고 교수님이 시키는대로 운동도 열심히 하여 기나긴 42일간의 병원생활을 끝내고 이제는 사회로 돌아와서 봉사활동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리고 중환자실의 간호사선생님들, 제가 30일을 도움을 받았지만 저희들이 책으로만 배웠던 백의천사님들을 저는 실제로 봤습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그렇게 친절하고 환자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천사님들 너무너무 힘들고 위험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맡은 일을 불평없이 하시는걸 보고 정말 감사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아마 제가 살아있는 그날까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어느분인지는 몰라도 제가 비몽사몽일때 처음으로 제 귀에다가 오늘은 봄비가 내리네요.” 라고 속삭여주신 간호사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많이들 힘드시지만 코로나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환자분들을 위해서 그분들이 용기를 내서 회복 될 수 있도록 웃음을 잃지 마시고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최은영교수님, 간호사님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OO 드림 

 

  

※ 이 글은 2020년 12월 영남대학교의료원 매거진 '행복나눔' 칼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해당 글의 원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yumc.ac.kr:8443/bbs/List.do?bbsId=health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