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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속도는 혁신과 미래성장의 핵심동력 - 심민철 의료원장
작성자 : 홍보팀
조회 : 2696
작성일 : 2007-08-08 00:00:00
2007년 8월 7일(화) 영남일보
사진: 심민철 영남대 외무부총장.의료원장
[화요광장] 속도는 혁신과 미래성장의 핵심동력
"인류에게 질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800년 전 유목민들의 생존을 위한 질주가, 21세기를 진입하려는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다."
지금부터 800년 전 속도의 차이로 세계를 제패한 유목민이 있었다. 칭기즈칸은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정복하였는데, 이 면적은 알렉산더 대왕과 나폴레옹 그리고 히틀러 세 정복자가 차지한 땅을 합친 것보다 넓다. 칭기즈칸이 세계를 제패한 주요요인은 속도와 포커스였다. 유럽기사단의 군사장비는 70㎏인 데 반해 칭기즈칸 군대의 군사장비는 7㎏에 불과했다. 이들은 전후좌우로 달리는 말을 중시하였고, 유목민 숙소인 '게르'는 설치와 철거가 용이하여 속도전에서 이길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21세기가 시작되자 서구 문명은 유목민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부유한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 여행할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동해야 하므로 결국은 누구나 유목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1세기는 파괴와 창조를 주도하는 호모 노마드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창조인의 전형적인 인간형이 호모 노마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아탈리에 의하면 노마디즘이란 '공간적인 이동만이 아니라 버려진 황무지를 새로운 생산의 땅으로 바꿔가는 것, 곧 한자리에 머물러 있다 해도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뜻한다.
지금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권력, 민주주의, 예술 등은 모두 정착문화 성격이 짙은데 이것은 뿌리, 땅, 집 따위를 소유하는 정착문화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오랜 정착문화식 의식과 습성 대신 새로운 이동형 문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성을 쌓고 살던 정착민의 수직적 사고 대신 벽을 넘어 세상을 누비던 유목민의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21세기는 지식화, 정보화, 세계화 시대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하나로 묶여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경제적·정치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맺고 있으며, 매우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여파로 인해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지고 자신의 직업이 몰락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으며 앞으로도 변화의 속도는 더욱 거세질 것 같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더 이상 안정적인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변화가 만들어 내는 기회를 선점하여 이득을 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인 사람들도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공룡처럼 기업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공룡이 멸종한 진정한 이유는 변화 그 자체에 있었던 게 아니라 변화의 속도에 있었다. 즉, 환경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던 것이다.
글로벌(Global) 시대에서 준비된 자에게 변화는 새로운 기회이다. 다가올 변화 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변화하고 창조하고 행동해야 한다. 앨빈 토플러 는 강자와 약자, 큰 것과 작은 것 대신, '빠른 자'와 '느린 자'가 경제의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류에게 질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800년 전 유목민들의 생존을 위한 질주가, 21세기를 진입하려는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다. 세상은 죽기 살기 경쟁의 메가 컴피티션(mega-competition) 시대로 변하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변화가 만들어 내는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혁신적인 변화의 소용돌이가 만드는 부의 시스템과 가치창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기업경영에서도 속도와 포커스(focus)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성공비결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이미 시작된 미래 사회는 준비하고 도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속도의 리듬에 잘 편승하는 것이 우리의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