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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고령화 사회 어떻게 맞을 것인가 - 심민철 의료원장
작성자 : 홍보팀
조회 : 2719
작성일 : 2007-09-04 00:00:00
2007년 9월 4일(화) 영남일보
사진: 심민철 (영남대 외무부총장.의료원장)
[화요광장] 고령화 사회 어떻게 맞을 것인가
"피해갈 수 없는 고령화 사회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고령화 사회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에 맞게 생각도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
예전에는 환갑이 동네 전체의 큰 잔치였지만, 요즘은 동네에서 환갑잔치를 벌였다간 손가락질당하기 십상이다. 인생 60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이다.
2005년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78.5세(남 75.1, 여 85.5)로 OECD 30개 회원국 중 21위다. 2020년에는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훌쩍 넘어 바야흐로 인생 90의 시대를 넘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의료기술의 발전과, 개선된 생활조건 등으로 평균수명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수명을 120세까지 예측하고 있는 학자도 있다.
지금까 지는 대개 60세를 전후하여 현직에서 물러나 조용히 남은 인생을 정리해 왔으나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은퇴를 하고도 살아야 할 기간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길어지게 되어 은퇴 후의 삶의 질에 대해 숙고할 때가 됐다. 자식 키우기만 급급해 정작 자신의 노후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지만, 이제 바뀐 가치관으로 자식에게 의지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자기 노후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지금의 부모 세대는 고령화 사회의 피해자일 수 있다. 앞으로도 고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며,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50년이 되면 세계 제일의 노인국이 될 것이란다.
이렇게 고령화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노년에 행복한 삶을 맞이하려면 미래에 대한 준비와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 중 경제적 여건은 노후를 위해 필수적이다. 기본생활비와 의료비 등의 기본 요소만을 갖고 계산할 경우에도 노후자금으로 3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노후대비 재테크는 하루라도 빨리 실행에 옮길수록 좋다.
또, 지식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계속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네소타의학협회가 내린 '노인'의 정의에는 '배울 만큼 배웠다고 느낀다'와 '이 나이에 그깟 일은 뭐 하려고 해!'라고 말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와 같이 변화하는 사회에서는,젊어서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평생을 살기는 불가능하다. 직장에서 터득한 경험마저도 감가상각 기한이 단축되고 있다. 기나긴 인생 후반부를 멋지게 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노후의 삶이 윤택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을 잘 관리하면 은퇴 후에도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머지않아 70∼80세가 되어서도 건강상태나 의욕에서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활기 있는 삶을 살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질병으로부터 언제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이다. 건강검진은 평생 동안, 특히 성인병에 자주 노출되는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며,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
미국에 는 요즘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은 세대'라는 뜻으로 '2Y2R(too young to retire)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은퇴란 젊은 시절 돈을 버느라 빼앗겼던 삶의 의미와 여유를 되찾고, 평생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던 일을 늦게나마 새로이 하면서 보내는 시간인 것이다. 또한 미국은퇴자협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50세를 회원자격 연령으로 설정해 놓고 50세 생일에 맞춰 협회가입 신청서를 받는다. 모두가 당당하게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며, 인생에서의 은퇴는 없는 걸로 하자는 얘기다.
피해갈 수 없는 고령화 사회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이다. 고령화 사회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에 맞게 생각도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 또한 노인 스스로가 변화하여 건강한 정신과 새로운 생각으로 젊은이들과 소통해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듯이, 노인들도 변화하는 세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하여 창의적인 일을 하면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