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탈장의 진단과 치료 - 이남혁 교수

작성자 : 홍보팀  

조회 : 4010 

작성일 : 2007-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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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장의 진단과 치료 - 이남혁 교수 (상세내용은 아래 내용 참조)

2007년 10월 8일(월) 대구시민일보

사진: 아동을 진료하는 이남혁 교수

탈장의 진단과 치료

몇일전 우연히 생후 16개월된 훈이의 음낭을 만지던 엄마는 화들짝 놀랐다.
훈이의 음낭에 고환이외의 고환으로 보이는 것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
놀란 훈이엄마는 병원을 찾았고 의사선생님으로부터 탈장이란 진단과 함께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훈이엄마는 어린 훈이에게 수술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두렵고 가슴 아프다.
뿐만아니라 수술하면 언제해야 되는지, 수술 후 성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은 없는지, 얼마정도 입원을 해야 하는지 걱정이 한 둘이 아니다.
훈이엄마의 이러한 걱정을 영남대학교병원 소아외과 이남혁 교수를 통해 해결해 본다.

◈탈장이란?
인류가 직립을 하면서 양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 반면, 몇 가지 질병을 얻게 됐으며 탈장도 그 중 한 가지이다.
우리의 배를 감싸고 있는 복벽은 여러 층의 근육과 근막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복벽에 어떤 원인으로 약해진 틈새가 생겨 배 안의 장기가 그 사이를 비집고 밖으로 밀려 나오는 병이 탈장이다.
탈장은 인구의 약 5% 정도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으로 서혜부, 배꼽, 요부, 횡경막 등 우리 몸의 여러 곳에서 생길 수 있으나, 서혜부(사타구니)탈장이 가장 흔해서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령별로 보면 유, 소아나 노인연령층에서 많고 성별로 여성에 비해 남성에서 월등히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탈장의 원인
남성은 음낭 안에 있는 고환이 태아시기에 처음 만들어지는 장소는 배 안이지만, 고환이 정상적으로 발육하고 정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체온보다 1~2도 정도 낮은 시원한 환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임신 7~8개월경이 되면 고환은 복벽을 가로질러 배 안으로부터 음낭으로 내려오게 되고 고환이 지난간 길은 막혀 흔적으로 남는다.
이런 과정에서 고환이 지나온 길이 막히지 않고 열려있거나, 막혔던 길이 복압상승 등의 원인으로 다시 열리면 배 안에 있던 장의 일부가 그 길로 튀어나와 탈장이 생기게 된다.
여성은 자궁의 고정인대가 배 안에서 외음부로 내려오므로 남성에 비해 빈도가 훨씬 낮지만 역시 탈장이 발생한다.
서혜부는 위치상 복부의 가장 아래쪽에 있어 오랜 시간 서 있으면 중력의 장용으로 많은 압력을 받게 된다.
그리고 해부학적으로 근육보다는 약한 근막으로 구성된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어 탈장이 많이 발생한다.
나이가 많아지거나 흡연 등의 원인으로 복벽이 약해지고 지속적으로 복압이 높은 상태가 더해지면서 탈장이 생긴다.
일상생활에서 복압이 상승하는 이유로 만성기침, 복수, 변비, 전립선 비대증에 의한 배뇨장애, 무거운 물건을 드는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등이 있다.
서혜부탈장 다음으로 많은 탈장은 절개탈장으로 복부수술 후 창상감염 등으로 복벽이 약해져서 절개한 부위에 생기는 탈장을 말한다.
이 외에 배꼽에 생기는 배꼽탈장, 다리로 혈액공급을 하는 대퇴혈관 옆으로 생기는 대퇴탈장이 있으나 빈도는 드물다.

◈탈장의 증상과 진단
서서 활동하거나 기침을 할때 그리고 아이들이 울때 서혜부나 음낭부위가 불룩하게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누우면 저절로 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손으로 가볍게 문지르면 배 안으로 들어간다.
간혹 아랫배가 묵직하게 당기는 불편함이 있거나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의심스러우면 탈장이 의심되는 부위에 가볍게 손을 올려놓고, 기침을 해 보면 배 안에서 전해지는 압력을 느낄 수 있다.
장이 튀어나왔다가 배 안으로 다시 들ㅇ거지 못하고 계속 끼여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감돈탈장이라 하며 마치 손가락을 실로 동여매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로 피가 통하지 않아 창자가 썩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이다.
대부분 증상을 듣고 진찰해 보면 알 수 있지만, 포음파, 컴퓨터단층촬영 같은 방사선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탈장의 치료
탈장은 진단이 되면 가능한 가까운 시기에 수술해야 한다.
왜냐하면 복벽의 구조적 결손을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 치료할 수가 없으며, 언제 감돈 탈장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아에서는 선천적으로 생긴 탈장낭을 찾아 묶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성인에서는 약해진 복벽을 보강해 주어야 재발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느슨해지고 벌어진 복벽을 실로 봉합하는 수술을 했다.
그러나 멀리 떨어져 있는 조직을 서로 당겨 꿰매다 보니 조직 사이에 장력이 높아져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봉합부위가 터져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의료공학이 발달하면서 몸 안에 넣을 수 있는 인공막(인조가죽)이 개발돼 요즘에는 인공막을 이용한 무긴장 탈장교정술을 주로 시행하고 있다.
이 방법은 인공막을 약해진 복벽 위에 덮어 씌워 보강해 주는 수술법으로 벌어진 틈새를 실로 당겨 꿰매던 종래의 방법에 비해 수술이 간단하고 조직 사이에 장력이 발생하지 않아 수술 후 통증, 합병증 그리고 재발률이 획기적으로 줄게 됐다.
그 외에 수술 후 입원기간을 줄이고 조기에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국소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해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할 수 없는 심한 내과적 질환이 있는 환자나 고령환자에서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탈장은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주위에서 더 흔히 접하는 병이 되었다.
간단한 질병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위험한 합병증이 도사리고 있어 진단이 되면 연령에 관계없이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홍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