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성 다모증 - 윤지성 교수

작성자 : 홍보팀  

조회 : 11637 

작성일 : 2008-04-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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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의 계절 여성들의 '敵' 다모증
"봄날 치마입는게 두려워!…방법이 없을까요"
원인은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 과도 분비 탓
예방길은 없어…증세 심하면 영구제모 시술을
약물 치료는 한달 이상 지나야 눈에 띄는 효과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털보는 힘이 세거나 정력이 강하다'는 라틴 속담이 있다. 하지만 이제 곧 사라질 속담이 아닐까 싶다. 세련된 외모를 중시하는 현대의 미적 기준에서 볼 때 털은 골칫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털은 여성에게 적이나 다름없다.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남들보다 많은 털로 인해 고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날씬한 각선미를 마음껏 뽐내고 싶지만 자꾸만 자라는 시커먼 털 때문에 치마를 입는 게 두렵다. 팔에도 털이 많아 반팔을 마음놓고 입지 못한다. 면도를 해야 할 정도로 거뭇거뭇한 콧수염때문에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호르몬 이상이 부르는 여성다모증

털은 체온 소실을 막고 부분적으로 피부를 보호한다. 하지만 너무 많으면 외모관리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모낭의 박테리아 증식을 활성화시켜 괴팍한 냄새를 풍기게 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면도와 왁싱에 매달리지만 이런 방법으로 털의 생장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들에서 체모가 나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남성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얼굴, 가슴, 등 부위의 굵고 짙은 색의 과도한 체모가 여성에서 자란다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이와 같이 여성에게 원치 않는 남성형의 체모가 자라는 상태를 '다모증'이라 한다. 미국에서는 여성의 10%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명확히 구별 짓는 선이 없어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여성 다모증의 주된 증상은 굵고 짙은 색의 털이 얼굴, 가슴, 등 부위 등 일반적으로 여성에서 나지 않는 신체부위에 나타난다. 원인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과도하게 분비된 탓이다.

윤지성 영남대병원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안드로겐은 남성에서 주된 성호르몬으로 여성에서는 소량만 존재하는데 과도한 안드로겐 분비에 의해 체모가 부적절하게 증가될 수 있다"며 "심한 다모증을 가진 여성은 대부분 안드로겐이 증가돼 있다"고 말했다.

다모증은 당사자에게 상당한 고민거리이며, 불필요한 체모나 덜 여성스러운 모습에 자꾸 신경이 쓰이게 된다. 다모증 그 자체는 신체적 합병증을 유발하진 않지만 원인이 되는 호르몬 이상은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전신성 다모증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전신성 다모증은 유전인 경우가 많으며 산모가 알코올이나 약물을 복용해 발생하기도 한다. 손바닥, 발바닥, 귀, 입술을 제외하고 명주실처럼 가늘고 긴 털이전신을 덮고 있는 게 선천적 전신성 다모증이다. 이 경우에는 선천적인 뇌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후천적 전신성 다모증은 당뇨병이나 다른 대사 이상 질환으로 발생하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나 고혈압 치료제 등의 약물 복용 후에 발생할 수도 있다. 보통 가는 털이 얼굴에서 시작해 피부 전체에 균일하게 난다.

국소성 다모증은 주로 모반, 즉 선천적인 원인으로 살갗에 난 갈색 또는 검은색 점과 관련이 있다. 일부 국소성 다모증은 국소 자극이 피부 온도나 혈액 순환을 증가시켜 발생하기도 한다.

◆어떻게 치료할까

다모증은 일반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동반된 경우에는 비만을 조절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킴으로써 안드로겐 수치를 낮춰 다모증을 줄일 수 있다. 다모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제의 복용을 가능한 한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며, 다모증 자체 치료는 물리적으로 털을 제거하는 방법과 약물요법이 있다.

털을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면도, 탈모제, 털 뽑기, 왁스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털을 영구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다모증 증세가 심한 여성은 제모 전문병원에서 영구제모법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영구제모법의 경우 과거에는 가느다란 침을 모공에 찔러 넣은 후 약한 전류를 흘려 모낭을 파괴하는 전기분해술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증 및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단점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레이저 빛을 모낭에 쪼이는 레이저제모법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치료법을 이용해 5회 정도 치료를 받으면 영구적으로 털을 없앨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약물요법으로는 경구용 피임제가 있다. 피임제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되어 있어 난소의 안드로겐 생성을 억제시켜 다모증을 치료할 수 있다. 임신을 원치 않는 다모증 여성들이 많이 사용한다.

또 체내에서 안드로겐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안드로겐제'가 있으며, 이뇨제의 하나인 '스피로노락톤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 함께 과도하게 체모가 자란 부위에 국소적으로 발라주는 크림이 있지만 체모 성장을 늦출 뿐 기존에 있던 털을 제거해 주지는 못한다.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대개 한달 이상이 소요된다.

◇도움말=윤지성 교수(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2008년 4월 29일(화)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