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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악~! 야구공에 눈을 맞았어요! - 김용하 교수 (성형외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7011
작성일 : 2018-06-27 08:56:15
악~! 야구공에 눈을 맞았어요!
방치하다간 얼굴까지 변할 수 있는 안와골절
김용하 교수 (성형외과)
성형외과 김용하교수는 현재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성형외과 안면외상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성형외과 학회지이며 SCOPUS 및 ESCI 등재지인 영문학술지 Archives of Plastic Surgery (APS)의 편집장을 수행 중에 있다.
두 아이를 둔 38세의 직장인 이모 씨는 얼마 전 사회인야구 모임에서 야구를 하다가 얼굴에 야구공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눈 주변부가 부어오르면서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였지만 시력은 유지되어 충격에 의해 일시적인 증상이라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가 얼음찜질을 하면서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밤 코를 풀고 난 뒤 눈 주변부 부기가 더 심해지고 눈 부위 압박감을 느끼면서 속이 좋지 않아 다음 날 아침 병원을 방문한 결과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과거와는 다르게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되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생활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도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교통사고가 안면부 골절이 생기는 대부분의 원인이었다. 교통사고 발생 시 피해자의 얼굴이 대시 보드에 부딪치면서 안면부 골절이 발생하게 되는데 최근 대부분의 자동차에 에어백이 장착되고, 안전띠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률이 생기면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은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여가 시간이 많아지면서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즐기던 중의 사고로 인한 ‘안와골절’의 빈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야구, 축구, 테니스 등 다양한 구기운동을 즐기다가 예기치 않게 눈 주위에 공을 맞거나, 권투나 격투기와 같이 다른 사람과 격하게 부딪히면서, 혹은 넘어지면서 물건에 부딪히는 등의 생활 사고로 인하여 안와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안와골절이란 어떠한 골절인가요?
우리의 눈은 얇은 뼈에 의해 둘러싸여 보호되고 있으며, 이를 안와골이라 한다. 충격이 눈동자 자체에 가해져서 안구손상을 초래하여, 실명이나 기타 기능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안과적 검사와 치료가 우선이다. 하지만 눈 자체의 손상은 미미하고, 안와골의 손상만 발생되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
안와골은 우리 몸에서 가장 얇은 뼈로 구성되어 있으며 섬세한 깔때기 모양이기 때문에 충격에 쉽게 손상된다. 하지만 쉽게 골절되어 오히려 눈동자 자체의 손상을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눈동자의 손상보다도, 안와내용물이 골절된 구멍을 통해 흘러내려 원래의 해부학적 위치로부터 변형되면서 얼굴 변형을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그림 1. 야구공으로 눈을 맞으면 눈동자에 압력이 전해져 안와골절이 발생한다.
안와골절의 증상과 주의할 점
눈 주위에 외상을 입으면 눈 주변부 부종과 안구 내 출혈,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 등이 주로 생긴다. 이때는 다친 부위의 눈을 뜨지 않도록 보호대를 착용하고, 눈에 출혈이 있을 경우 함부로 지혈하지 말고 깨끗한 수건 등으로 살짝 덮은 후 응급실을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코피가 난다고 코를 풀 수 있는데, 이는 절대로 금해야 한다. 눈을 둘러싸고 있는 안와골은 안구와 상악동, 사골동 등과 분리되도록 벽을 만들고 있다. 골절이 생기면 이 벽이 무너지기 때문에 코를 풀면 공기가 골절된 부위를 통해 안와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공기가 안와 내부로 들어가면 눈이 부풀어 오르며 때론 출혈이나 추가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코를 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와골절의 진단 방법
CT 촬영(안와 전산화단층촬영)이 가장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반 x-레이 같은 단순 방사선 촬영만으로는 진단이 어렵고 세밀한 CT촬영으로 골절 부위 및 뼈 파괴 정도와 안와 연부조직이 골절 부위를 통해 탈출된 정도, 주변의 동반 골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골절의 치료는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초기 발생하였던 눈주변부 출혈과 복시는 보통 1주일 내로 저절로 소실된다.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시력이상이나 안구운동제한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눈주변부에 얼음찜질을 하고, 진통소염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골절의 정도가 심해 안구함몰 위험이 있거나, 안와 내용물이 골조각 사이에 끼인 경우, 혹은 복시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시기는 외상 후 생긴 부종이 가라앉는 1주일 정도 지났을 때가 좋다. 눈은 좁은 공간에 복잡한 구조물이 밀집되어 있으므로, 부종이 가라앉고 나서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눈동자의 근육이나 연부조직이 골절 부위에 끼인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에 주로 생기며, 발견 즉시 빨리 수술하여 풀어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은 2주내로 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수술없이 2주이상 지나면 흉터조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안와조직이 변형된 위치에서 굳어지고 주변조직과 들어붙어, 수술적 교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기를 놓친 환자라도 안구함몰이 심하거나 기능상 문제가 심각하면, 수술적 교정이 요구될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성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은 하안검성형술 절개법이나 눈 안의 결막절개법으로 시행한다. 안와내용물이 골절된 구멍에 빠져 변형된 상태이므로, 내용물 위치를 원래의 해부학적 상태로 복구시키고, 얇고 견고한 인공물이나 자가골로 안와골을 만들어 넣어 고정시키면서 안와를 재건해준다(그림 2,3). 수술 직후에는 수술적 부종으로 불편을 일시적으로 호소할 수 있으나, 대부분 빠른 시간 내에 눈의 증상이 좋아지며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수술 후 한 달간은 코 풀기나 눈에 압력이 가하는 행위를 금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얼굴에 생기는 변화
안와골절은 코뼈 골절과 흔히 동반하여 발생하며, 광대뼈 골절과 동반해서 발생하기도 하고 단독으로도 발생한다. 많은 경우의 안와골절에서 외모의 변형이 동반되므로, 안면골절을 다루는 성형외과에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하면, 한쪽 눈만 퀭하게 들어가 보이는 안구함몰증이나 안구 주변조직의 변화로 눈동자 위치가 아래로 변화하는 안구이소증, 눈꺼풀 크기가 달라지는 등의 안면 추형을 초래하는 경우가 생겨 심각한 사회적, 심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사고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문가를 찾아가 올바른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림 2. 좌측 하방 안와골절이 발생한 환자에서 수술 전과 수술 후의 CT 사진

그림 3. 좌측 내벽 안와골절이 발생한 환자에서 수술 전과 수술 후의 CT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