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정보
의료원 블로그에서 더 자세히 소개된 건강 정보를 읽어보세요.
내용보기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만신창이 병들 - 홍영훈 교수
작성자 : 감염·류마티스내과
조회 : 4348
작성일 : 2017-07-04 09:33:36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만신창이 병들
홍영훈 교수
빛이 변하고, 색이 바뀌는 그 찰나의 신비함이 감탄스럽고 허망하다. 들녘의손길이 분주해지고 산과 들로 빼앗긴 마음에 몸이 들썩이는 바로 그 시절이다.
무더위에 숙성된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건강을 위협하는 가을철 질병들을 알아보고 메모해 보자.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
감염된 동물(개, 돼지, 들쥐, 집쥐, 족제비, 여우 등)의 오줌에 오염된 늪, 수도, 연못 등의 젖은 풀, 흙, 물에서 작업하는 사람의 미세한 피부상처를 통해 균이 옮겨져 전파되는 전신감염증이다. 주로 농촌추수기 전후 (7∼11월)에 많이 발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에 처음 인체감염이 보고된 이래 감소되다 최근에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불현성 경과를 취하며, 7∼12일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결막 충혈이 생기는 제1기(패혈증기)에는 이러한 증상이 4∼7일간 지속되며, 1∼3일간의 무증상기를 거쳐 제2기(면역기)에는 고열과 뇌막 자극 증상, 발진, 포도막염, 근육통이나 심하면 황달, 신부전증, 빈혈, 피부출혈, 폐출혈, 뇌막염 등이 나타난다. 간 또는 신장에 이상이 있으면서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경우 사망율이 15%정도에 이른다. 초기증세는 감기몸살로 생각하기 쉬우나, 야외에서 작업한 후 10일 전후에 감기 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해 봐야할 것이다.
병력과 임상증세로 추정 진단 가능하며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등과 감별이 필요하며 동시 감염되는 경우도 흔하다. 항생제 치료는 가능한 한 조기에 투여해야 효과적인데, 이미 조직이 파괴되고 또 면역기전으로 병변이 진행되면 투여하더라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치료 시 환자를 따로 격리할 필요는 없다.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가축이나 개 등은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구서작업으로 쥐를 줄이면 발생이 감소되고 예방효과가 있다. 매개 동물을 없애고, 가을철 야외에서 작업한 후에는 깨끗한 물로 손발을 씻고, 소매를 내려 입고, 장화, 장갑 등을 착용하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경우는 작업을 피하고, 가급적 논의 물을 빼고 마른 뒤에 벼베기 작업을 하도록 한다. 렙토스피라 감염증이 많이 생기는 지역에서는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유행성 출혈열(Hemorrahgic fever with renal syndrome)
유행성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 등에 의한 급성열성감염증으로 발열, 출혈, 신장병변이 특징이다. 늦가을(10∼11월)과 늦봄(5∼6월) 건조기에 들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므로 야외활동이 많을수록 감염기회가 증가한다.
잠복기는 평균 약2∼3주 정도이며 급성으로 발열, 출혈경향, 요통, 신부전이 특징으로 임상 경과로는 5기로 나눌 수 있다. 발열기(3∼5일)에는 갑자기 시작하는 발열, 권태감, 심한 두통, 얼굴과 몸통의 발적, 결막충혈, 출혈반, 혈소판 감소, 단백뇨 등이 나타난다. 저혈압기(1∼3일)에는 전신증상이 지속되고, 불안해 보이며, 심하면 쇼크 증상을 보이며, 심한 단백뇨, 빈뇨를 동반할 수 있다. 핍뇨기(3∼5일)에는 핍뇨, 질소혈증, 전해질 이상, 고혈압, 등이 나타나며, 탈수를 보이는 이뇨기(7∼14일)와 회복기(1∼2개월)를 거친다. 환자의 병력, 임상 증상, 검사 소견, 병의 경과로 추정 진단이 가능하며, 진단에 의의가 있는 임상소견으로는 급격히 발현되는 고열과 오한, 피부 3주증(결막충혈·출혈, 안면 특히 안와주위 부종, 안면홍조), 3통(두통, 안구통, 늑척추각압통) 및 점상출혈을 들 수 있다.
시기별로 적절한 대중요법을 실시하며 증상이 생긴 후 수 일 이내에 리바비린 정주가 효과적이다. 환자를 격리 할 필요는 없으며 감염 후에는 항체가 생기고 항체는 수십년 후까지 유지되어 재감염 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에서는 1951년 이후 매년 수백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치명률도 7%정도로 높아 유행성 출혈열이 의심되는 경우는 조기에 신속히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발지역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며 특히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하고, 늦가을(10,11월)과 늦봄(5,6월) 건조기에는 절대 잔디 위에 눕지 말고, 야생 동물(들쥐)의 배설물에 접촉을 피하고, 잔디 위에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고, 야외활동 후 귀가 시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깨끗이 씻고, 가능한 한 피부의 노출을 적게 하고, 예방접종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한다.
쯔쯔가무시병(Tsutsugamushi disease, Scrub typhus)
쯔쯔가무시 리켓치아에 의한 전신성 감염증으로 집쥐, 들쥐 등의 야생설치류 및 들새 등이 자연계 내의 보유동물이며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전파된다. 인체내로 들어간 병원균은 그 부위에서 증식하면서 구진이 생기고 이어 궤양이 된 다음에 가피가 되고 건조된다. 국내에서는 1986년에 국내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음이 규명되었고, 늦가을인 10,11월에 주로 발생하는데 매년 수백명의 환자들이 보고되고 있다.
1∼2주의 잠복기를 거쳐서 40~45.5℃ 정도의 발열이 수일간 지속되고,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및 림프절 종창이 나타나며, 반점상구진의 형태를 띤 피부 발진은 발병 후 5∼8일경에 몸통에 주로 생겨 사지로 퍼지며, 진드기가 문 곳에 피부 궤양이나 가피(eschar)형성을 볼 수 있다. 숲에 다녀 온 경험이 있는 급성 열성질환에서 벌레에 물린 자국이 피부에 있고 소속 림프절이 커져 있고 발진이 있으면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관목 숲에 가지 않고도 발병되는 사람이 있고 증세도 모두 나타나지는 않는 까닭에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항생제 치료와 대증 치료를 하며,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 병의 경과가 상당히 단축되고 완치되지만, 치료 하지 않은 경우 심부전, 순환장애, 폐렴 등으로 0-30% 의 사망률을 보인다. 유행 시기에 유행지역이나 숲에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며 예방접종 백신은 유용하지않다. 이상의 감염병들은 매개체의 생태와 관련되어 계절적 특징과 발병의 공통점을 가진 질환들이다. 건강히 가을철을 보내기 위하여 이러한 정보를 한번쯤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