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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예감] 급사를 부르는 두꺼운 심장 근육, 비후성 심근병증 - 남종호 교수 (순환기내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5421 

작성일 : 2018-04-27 10: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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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사를 부르는 두꺼운 심장 근육, 비후성 심근병증

급사를 부르는 두꺼운 심장 근육, 비후성 심근병증

 

남종호 교수 (순환기내과)

 

비후성 심근병증이란
심근 질환은 심장 근육에 구조적, 기능적 이상이 생긴 경우를 통칭하며,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심근 질환 중 비후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은 고혈압, 대동맥판막협착증, 혹은 신부전증 등 심근비대를 일으킬만한 다른 원인 없이 일차적으로 심장의 근육이 두꺼워지는 병이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상염색체 우성(autosomal dominant)으로 유전되는 유전 질환으로 현재까지 약 11개 유전자에서 400개 정도의 유전자 변이가 보고되고 있다. 이들 유전자 변이가 심장 근육의 변이를 일으켜 심장 근육은 정상보다 두꺼우며, 심근세포의 무질서한 배열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는 대략 인구 500명당 1명꼴로 보고되고 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장이 보내는 이상신호
비후성 심근병증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무증상으로 있다가 심전도 및 심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있지만, 처음 증상이 급사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심근의 이상 비후로 인한 심근 이완기 기능 장애로 운동 시 호흡 곤란이 발생하며, 또한 심근의 비후와 미세혈관의 구조적 및 기능적 이상에 의한 심근 허혈로 가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 외에도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실신 등이 있을 수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의 말기에는 심장의 확장과 심근의 약화로 수축력이 감소하고 심부전으로 이행할 수 있으며, 젊은 나이에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진단 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후성 심근병증의 진단
신체검사와 심전도 및 심장 초음파 검사로 비후성 심근병증의 진단은 어렵지 않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신체검사 상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좌심실 유출로 폐쇄를 동반하는 경우 수축기 심잡음을 청진할 수 있다. 

 

심초음파 검사는 비후성 심근병증의 진단, 예후, 치료 방침의 결정, 추적 관찰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이다.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특징적인 심근의 비후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심실 중격의 두께가 좌심실 후벽의 두께에 비해 1.3~1.5배 이상 두꺼워져 있거나, 중벽의 두께가 15 mm 이상일 때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평소 꾸준한 관리와 개인에 맞는 치료 선택
증상이 동반된 비후성 심근병증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는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외에 심방세동이 동반된 경우 와파린(warfarin)을 이용한 항응고 치료가 필요하며, 아미오다론(amiodarone)과 같은 항부정맥 약제가 사용될 수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치사성 심실성 부정맥으로 급사의 위험이 높은 경우 부정맥의 치료와 급사 예방 목적으로 전문가와 상의 후 삽입형 제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 ICD)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비후된 심근을 제거하는 수술(ventricular septal myectomy)은 적절한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비후된 심근 부위를 수술적 방법으로 깎아내어 좌심실 유출로를 넓혀주는 치료 방법이다. 

 

과거와 달리 수술적 심근절제술의 위험도가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고난도의 수술이기 때문에 경험 있는 심장 전문의와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이외에 필요한 경우 인공심장 박동기,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말기 심부전에 이른 경우는 심장이식 등의 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각각의 치료법은 장단점 및 치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 있는 심장 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현재로써 비후성 심근병증의 치료는 완치의 개념이 아닌 관리의 개념이 강하다. 대부분 환자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으로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며, 비후성 심근병증에 대한 진료 경험이 있는 심장 전문의의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