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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가슴에 고름이 고이는 병, 농흉 - 이장훈 교수(흉부외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8594
작성일 : 2018-12-06 10:00:50
흉막강이란?
흉막(가슴막)은 아주 얇은 막으로, 폐의 겉표면을 덮고 있는 ‘장측흉막’과 가슴 안 공간 내 구조물들의 표면을 덮고 있는 ‘벽측흉막’으로 나뉜다.
장측흉막과 벽측흉막 사이의 작은 공간을 ‘흉강’이라고 한다. 이 흉강에는 흉수라고 부르는 소량의 액체가 들어 있고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여 호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정상적으로 흉수는 벽측 및 장측흉막에서 생성되어 벽측흉막에 존재하는 림프관을 통해 몸속으로 흡수된다. 하지만, 어떤 원인으로 인해 흉수의 생성이 증가하거나 흡수가 감소하게 되면 흉강에 흉수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흉막염 혹은 늑막염이라고 한다.
흉막염의 한 원인으로 세균 감염이 있는데, 이러한 세균 감염에 의해 종종 고름(농)과 같은 흉수가 흉강에 고이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상태를 ‘농흉’이라고 한다.
농흉의 발생 및 원인
농흉이란 흉강내에 화농성 삼출액, 고름이 고이는 질환을 말하는데 농흉(empyema)은 농을 생산한다는 뜻인 그리이스어 empyein에서 유래되었고 2400년 전 히포크라테스가 처음 기술하였다.
농흉의 원인은 폐렴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 외 기흉, 외상, 폐고름(폐농양), 패혈증, 흉부 수술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암이 흉막에 퍼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 외 식도파열, 췌장염 등의 복강내 질환, 그리고 타 장기에서 발생한 암 등의 전이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농흉은 자연 경과에 따라 세 가지 병기로 분류할 수 있다.
1) 급성기 또는 삼출기
흉강액의 점도가 낮고 세포함량이 낮고 폐의 팽창이 가능한 시기를 말한다.
2) 이행기 또는 섬유화농기
급성기가 지나면 이때는 흉강액이 혼탁해지고, 섬유소가 흉막 표면에 덮여 피막을 형성하고, 폐를 포착시켜 폐의 팽창도가 떨어진다.
3) 만성기
다음 단계는 만성기 또는 조직화기로 흉강액은 점도가 매우 높고 피막에 모세혈관과 섬유아 세포가 자라 들어와 조직화된다. 만성기는 질병이 시작한 후 7~10일경에 시작하며 보통 4~6주에 만성기로 들어가며 이 단계에는 폐의 재팽창이 힘들어지므로 만성기 이전에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호흡곤란, 기침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농흉
원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호흡곤란과 기침, 가슴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숨을 들어 마시거나 기침을 할 때, 날카롭고 찔리는 듯한 가슴의 통증을 느끼게 되고 간혹 어깨 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근육통으로 오인하여 치료가 지연되기도 한다.
흉강 내에 흉수가 차게 되면, 호흡에 사용하는 근육의 활동범위가 제한되고, 폐가 압박되거나 심박출량이 감소하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하게 된다.
흉막에 생긴 염증 때문에 폐가 압박되거나 기관지가 자극되어 기침이 발생하며 대개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으로 나타난다.
폐렴이나 폐농양처럼 감염에 의한 흉막염의 경우 폐감염 자체 증상으로 화농성의 가래나 고열이 동반될 수 있다. 입맛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 몸무게가 줄면서 빈혈이 동반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농흉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 흉부 X선 촬영으로 진단이 가능하고, 흉수의 양이 적을 경우 초음파나 CT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원인을 찾고 그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흉강 내 흉수를 뽑아서(흉강천자) 검사를 실시해야만 한다.
1) 가슴 X선 촬영
보통 가슴 사진이라고 하는 가슴 X선 촬영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저렴하게 흉막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흔히 정면으로 찍는 가슴 X선 촬영은 보통 서 있는 자세로 사진을 찍는데, 흉수가 300cc 이상 고여 있지 않을 경우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
2) 흉부 초음파검사
흉부 초음파검사는 가슴 X선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적은 양의 흉수도 진단할 수 있는 검사이다. 그러나 흉수의 진단 목적보다는 흉강천자 시 시술의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더 많이 이용된다.
3)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흉부 CT는 현재 나와 있는 영상검사 중 흉부의 구조 및 내부 장기를 관찰하는 데 가장 유용한 검사이다. 농흉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농흉의 진단만이 아니고 동반된 폐렴, 폐농양, 결핵 또는 폐암 등의 폐 실질 질환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4) 흉강천자
흉강천자는 원인을 찾는 데 유용한 방법이며 흉강 천자에서 농이 나오면 농흉을 진단할 수 있다. 흉막액은 대개 혼탁하며 높은 산도를 나타낸다.
흉막액의 균 배양 검사에서 균을 동정할 수 있고 객담 배양 검사가 도움이 되는데 폐렴을 발생한 균이 흔히 농흉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폐의 재팽창을 위한 농흉의 치료 방법
농흉의 치료 목적은 국소 및 전신 감염의 치료, 농흉의 완전한 배출, 흉강내 사강을 없애고 폐의 완전한 재팽창이다. 세균감염으로 인해 농흉이 발생한 경우 주 치료는 항생제이다. 하지만 흉막이 두꺼워지거나 흉막의 일부가 서로 달라붙는 유착이 발생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치료 후에도 폐가 움직이는 범위에 제한이 발생하여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항생제 투여뿐 만 아니라 적절한 배액을 해줘야 한다.
1) 내과적 항생제 치료
농흉의 원인으로 폐렴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에 초기 항생제 치료는 폐렴 치료지침에 준해서 하며 균 배양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한다.
2) 흉관 삽관
흉강천자에서 진한 농이 나오거나 흉수에서 세균이 검출된 경우, 염증수치가 높은 경우(포도당이 40mg/dl 이하, pH가 7이하)에는 흉관을 삽관해야 하고 농의 양이 많아 호흡곤란의 증상이 심할 경우에도 흉관을 삽관하여 흉수를 배액 시키는 치료를해 야 한다.
흉관은 보통 큰 튜브를 사용하여 가장 배농이 잘되는 부분에 삽관을 한다.
3) 수술적 치료
일반적으로 초기의 농흉은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내과적 치료로 흉관 삽관술과 항생제 치료를 같이 하지만 36%~65%의 환자는 내과적 치료에 실패하여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흉관 삽관술 등의 통상의 배농 방법으로 적절한 배액이 되지 않아 농흉이 해결되지 않거나 진단 당시 농흉의 구역화가 심할 때에는 수술의 적응증이 되며 조기에 수술을 시행하여 환자의 상태를 신속히 개선시킬 수 있다.
수술은 흉강내 고름을 완전히 제거하고 염증으로 두꺼워진 흉막을 제거하여 흉강 내를 깨끗이 하여 흉강을 원래의 멸균 상태로 만들고 폐를 재팽창 시키는 것이다.
영남대병원, 적극적인 수술로 치료 효과 높아
우리 병원 흉부외과에서는 농흉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임상적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염증이 심하고 적절한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임상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환자, 진단 당시 다방성 국소화된 농흉이 있는 환자들을 조기 수술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우리 병원 연구에서 초기에 환자들의 임상 양상, 생화학적 검사 소견은 나빴지만 조기 수술 후 흉관 거치기간, 합병증 발생률, 재원기간 등 수술 후 결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로 합병증을 줄이다
농흉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초기 치료로 내과적 항생제 치료, 흉관 삽관을 통한 적절한 배농 등의 치료가 이루어 져야 된다.
내과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급격히 진행하는 농흉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합병증 없이 환자의 임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