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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C HEALTH] 협착증과 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 척수신경종양-전익찬 교수(신경외과,척추센터)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2723 

작성일 : 2021-07-06 08: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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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척추센터 전익찬 교수

협착증과 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 척수신경종양 

신경외과·척추센터 전익찬 교수 

 

 

사례1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허리협착증인줄 알았는데 척수신경종양이라네요”  

 

 60대 남성 A씨는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양쪽 엉덩이와 다리 뒤로 내려오는 저림과 통증을 느꼈다. 젊은 시절 공사장에서 일하며 무리를 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하여 한의원과 통증의학과에서 허리 협착증 소견 하에 침과 주사 치료를 받으며 지냈으나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며 다리에 힘도 빠지는 것 같아 본원에 내원하였다. 척추 MRI에서 요추 전체와 천추 일부 신경관 안에서 마치 거미줄 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식물 줄기에 열매들이 달려 있는 것 같은 모습의 종양들이 신경(마미총신경)을 극도로 압박하고 있었으며 수술 시 신경 손상의 위험이 매우 높아 보였다. 

 

 약 6시간의 수술 후 다리와 항문의 힘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신경들에 붙어 있던 일부 종양들을 제외한 나머지 종양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다행히도 수술 후 다리 통증이 사라지고 힘이 정상화되었으며 항문의 기능도 보존되었다. 조직검사 결과 척수신경종양의 하나인 신경초종으로 확인되었다. 수술 후 2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잔존하는 종양 크기의 변화와 증상 재발이 없으며 수술 후 발생한 일부 배뇨 불편감은 정상화되어 이전 직장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수술 전(좌), 2년 후(우) MRI 사진. 수술 전 광범위하게 분포한 종
양(붉은 선 안)의 대부분이 수술 후 제거되었으며 다리와 항문의
힘과 관련된 신경들에 붙어 있는 일부 종양들이 남아있다(붉은
화살표). 위 사례는 2020년 의학저널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에 희귀 증례로 출판됨.

 

 

 

사례2 “모르고 있던 척수신경종양에서 출혈이 생겨 갑자기 다리가 마비되었어요”

한 번씩 허리통증이 있던 20대 남성 B씨는 저녁 식사 후 TV를 보던 중 등과 허리에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양쪽 다리의 힘과 감각이 없어져 119에 신고 후 본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되었다. 병원 도착 당시 의료진이 확인한 B씨는 정상적인 의식 상태와 달리 양쪽 다리와 항문괄약근의 완전 마비 상태를 보였다. 척추 MRI에서 흉추 제6-7번 부위의 흉수 신경 내에 출혈을 의심하는 소견이 확인되었다.  

 

그날 밤 척추신경외과 의료진은 응급수술을 시행하여 흉수 신경 안에서 종양으로 의심되는 병변과 출혈을 제거하였다. 조직검사 결과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뭉쳐서 생기는 종양인 해면상 혈관 종과 이로부터 발생한 출혈로 확인되었으며 완전 제거 후 2년간 재발 소견은 없었다. B씨의 상태는 끈질긴 재활 치료 끝에 일부 불편감은 있으나 자가보행이 가능하고 대소변장애도 거의 정상화되었다.  


수술 전(좌), 2년 후(우) MRI 사진. 수술 전 흉수신경내에서 확인
되는 종양과 출혈이 수술 후 완전히 제거 되었으며 종양과 출혈로
손상 후 시간이 흐르며 위축된 흉수신경이 보인다(붉은 화살표). 

 

 

  

사례3 “옆구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빠져 검사를 했는데 척추까지 전이된 전립선암을 진단받았어요”

은퇴 후 텃밭 일을 하며 지내던 70대 남자 C씨는 약 1개월 전부터 발생한 양쪽 옆구리 통증과 다리 감각 이상 증상으로 타병원에서 허리협착증 소견 하에 물리치료와 신경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통증이 옆구리와 허리 전체로 악화되며 양쪽 다리 근력 저하가 점차 심화되어 본원에 내원하였다. 척추 MRI에서 허리협착증이 일부 확인되었으나 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흉추 제7번 몸통뼈와 후방뼈에서 종양이 자리 잡고, 신경관 내로 침범하여 흉수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는 상태가 관찰되었다. 이는 척추에 전이된 종양의 전형적인 소견으로 추가 검사에서 전립선암의 전신 전이 상태로 최종 진단되었다.  

 

C씨에게는 흉수 신경 주위에 있는 종양을 일부 제거하여 압박받는 흉수신경을 살리고, 손상받은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이 시행되었다. 수술 후 허리통증이 좋아지고, 점차 다리 힘도 호전되어 자가 보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퇴원 후, 혈액종양내과에서 전립선암에 대한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으며 병세가 호전되어 경과를 관찰하는 중이다. 

 

수술 전(좌), 1년 후(우) MRI 사진. 수술 전 흉추 제7번(흰색 화
살표)과 요추 제3번(노란 화살표)의 몸통뼈에 전이된 종양이 관찰
되며 특히 흉추 제7번 부위에서 흉수신경이 전이된 종양에 의하
여 압박받는 소견(붉은 화살표)이 관찰된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시행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몸통뼈에 전이된 종양이 사라지
고 흉수신경 압박 소견도 없어진 상태가 확인된다.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와 같이 은밀하게 다가와 몸속 가장 깊은 곳에서 치명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척수신경종양”  

우리 몸을 지탱하는 중심인 척추는 척추뼈와 그 안에 있는 척수신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척추에 발생하는 종양은 뼈에 발생하는 척추뼈종양과 신경에 발생하는 척수신경종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척추뼈 및 척수신경종양은 통증이나 저림,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이 있으며 움직일 때나 누워 있을 때 모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진찰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척추 MRI를 시행하여 종양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조직검사를 통하여 최종 진단을 내린다.  

 

척추뼈 및 척수신경종양은 조직학적인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먼저 가장 흔한 종양은 전이성 종양이다. 사례3에서와 같이 주로 척추뼈에 전이되어 척추뼈 골절을 유발하거나 신경관으로 침범하여 척수신경을 압박할 수 있다. 척추에 전이되어 척추뼈종양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신경으로 번진 경우 척수신경 종양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이 척추뼈에 잘 전이되는 암이며 근래 암 환자의 생존율 증가로 척추전이의 빈도가 급격히 늘고 있다. 척추 및 척수신경에 발생하는 원발성 종양은 전이성 종양에 비하여 그 빈도가 낮다. 척추뼈에 발생하는 원발성 종양은 거대세포종, 혈관종, 연골세포종 등이 대표적이다. 척수신경에 발생하는 원발성 종양은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막 내에서 주로 발생하며 척수를 기준으로 한 종양의 위치에 따라서 척수내신경종양과 척수외신경종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척수외종양의 빈도가 더 높다. 척수내종양은 성상세포종, 상의세포종, 해면상혈관종(사례2) 등이 있으며, 척수외종양은 신경초종(사례1)과 수막종 등이 흔하다. 신경막과 척수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대개 원발성 척수신경종양은 신경막내에서 발생하며, 전이성 척추신경종양은 신경막외 척추뼈에 전이되고, 신경쪽으로 자라서 문제를 일으킨다.
 

 

척추뼈 및 척수신경종양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항암과 방사선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나이, 전신 상태, 증상, 종양 위치와 종류 등에 따라 방법과 범위를 결정한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는 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주로 다루고 있으며 척추신경외과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전이성 종양은 대부분 완치보다는 통증과 마비 등의 증상 조절을 통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수술의 목표가 되지만, 원발성 종양의 경우 완치를 목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척추뼈 및 척수신경종양 중 앞서 살펴 본 사례에서와 같이 협착증이나 디스크와 오인하기 쉽고, 수술 시 신경학적 손상의 위험이 높은 척수신경종양의 치료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겠다.

 

 

① 척수신경종양의 수술적 치료 

척수내신경종양은 수술 시 불가피하게 정상 신경의 희생이 따를 수도 있어... 아직까지도 인간의 접근이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 척수의 중심에 위치” 

 

척수신경종양에 대한 수술적 치료의 역사는 1888년 Victor Horsley에 의하여 척수외신경종양인 섬유점액종의 제거로 시작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수내신경종양에 대한 수술은 1911년 Elsberg에 의해 고안되었으나 수술의 위험성으로 인하여 1960년대까지 성공적인 수술은 보고되지 못하였다. 이후 MRI가 상용화되고 수술 시 척수 신경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술 중 운동 유발전위검사법의 개발은 척수신경종양의 수술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신경초종과 수막종 같은 척수외신경종양은 대개 양성이며 완전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드물게는 사례1에서와 같이 신경기능을 보존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도 종양을 일부 남기고 경과관찰 하는 경우가 있지만 단기간에 급속히 자라는 경우가 드물어 전체적으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척수내신경종양에서는 성상세포종과 같은 악성 종양이 발생 시 완전절제가 불가능하고 방사선 치료를 추가적으로 시행하더라도 생존기간이 짧고 사망률이 높다. 척수내신경종양 중 양성인 경우 완전절제가 가능하지만 척수를 열고 종양에 접근하여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척수의 일부 손상이 불가피하여 성공적인 완전제거 후 에도 마비나 대소변장애와 같은 후유장애의 발생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도 많은 연구와 발전이 필요하다.

 

② 척수신경종양의 원인 및 진단

아직까지도 척수신경종양의 원인이 불명확하며 그 예방법도 없는 상태다. 더구나 척수신경종양과 관련된 증상이 대부분 서서히
나타나며 의사 진찰에서도 협착증이나 디스크와 정확한 감별이 불가능하여 오로지 MRI를 통한 확인만이 확실한 진단 방법이다.
마비나 대소변장애가 없는 경우에도 일찍 발견하여 관찰하면서 치료시기를 잡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것과 비교하여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척수신경종양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는 드물고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특히 척수내신경종양과 연관된 사지마비,
대소변장애, 호흡부전 등으로 발생한 다양한 합병증들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발생 부위가 뇌에 가까울수록 그 위험성이 높아진다.
 

 

“전이성 척수신경종양의 수술은 통증을 줄이고 소변 및 대변기능을 유지하여 환자의 치료의지와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 

 

척수신경종양이 확인되면 환자나 가족들은 많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이 두려워 민간요법이나 비수술적 치료에만 의존하여 적절한 시기에 최선의 치료를 놓치고 악화된 사례를
진료현장에서 종종 만나게 된다. 척수신경종양이 확인되는 경우이 분야를 전공한 척추신경외과 의료진과 상담 후 환자의 상태
에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암전이로 발생한 경우에는 척추신경외과와 더불어 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들과의 협진이 성공적인 치료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