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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다양한 발의 질환과 치료-박철현 교수(정형외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3626
작성일 : 2020-05-29 15:45:37
[명의칼럼]다양한 발의 질환과 치료-박철현 교수(정형외과).jpg
진료과목: 족부 및 족관절 분야, 당뇨발, 골다공증
진료시간: 오전- 화, 목, 금
진료예약: 1522-3114
“인간은 평생 지구 4바퀴 반에 해당하는 거리를 걷는다고 한다.
특히 인간은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고, 최근에는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같은 신발들이 발을 괴롭히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드물었던 발 질환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다양한 발의 질환과 그에 대한 치료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1. 중족골통 (tarsalgia)
중족골통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중족골, 특히 중족골두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을 통칭하는 말이다. 보행 시 발끝으로 지면을 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제1중족골의 골두 부위에 압력이 가장 크게 가해진다. 발에 문제가 생기면 이런 정상적 보행과정이 무너지게 되고 그로 인해 중족골두, 특히 제2, 3중족골의 골두 부위에 압력이 과도하게 발생하게 되고 통증, 굳은살, 스트레스골절 등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무지외반증, 편평족, 무지강직증 등이 엄지발가락의 정상적 압력 분산을 저해 하는 흔한 원인들이다. 발 주위의 골절이나 수술 또한 중족골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무지외반증은 가장 대표적인 중족골통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엄지발가락의 압력 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2, 3번째 발가락 아래 부위에 굳은살이나 제2, 3 중족골의 스트레스 골절을 유발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에 대한 수술 후 2번째 발가락 아래 부위에 전이성 중족골통(transfer tarsalgia)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무지외반증 수술 후 무지, 즉 제1중족골의 길이가 짧아짐으로 인해 제2중족골 부위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발생하게 된다.
중족골통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중족골통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의 교정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에 의해 시행된다. 중족골통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는 통증 부위에 쿠션효과를 주는 방법과 발의 앞쪽으로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하는 방법으로 나눠진다. 패드를 이용한 치료는 가장 대표적인 쿠션효과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고무, 폴리우레탄, 실리콘 등 다양한 재질의 패드를 중족골이 유발되는 부위에 사용함으로써 쿠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깔창을 이용한 치료는 발에 맞는 깔창을 제작하여 발의 앞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발의 아치 부위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무지외반증 (Hallux valgus)
무지외반증은 가장 흔한 발의 질환이다. 여성에게 흔한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여성 중 약 35%에서 무지외반증은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무지외반증은 말 그대로 엄지발가락이 몸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틀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무지외반증의 발병원인은 크게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요인으로는 원위 중족 관절면 각이 과다한 경우, 평발과 넓적한 발, 원발성 중족골 내전증, 과도하게 유연한 발등이 있으며, 높은 신발이나 앞이 뽀족한 신발 등의 잘못된 신발을 신는 것은 가장 큰 후천적 발병원인이다.
무지외반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의 돌출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이다. 다음으로 엄지발가락이 압력을 분산하는 기능을 못하게 되어 2, 3번째 발가락의 아래쪽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변형이 심해지면 엄지발가락이 2번째 발가락 아래로 파고들게 되고 그로 인해 관절이 탈구되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의 가장 기본적 치료는 돌출 부위를 자극하지 않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다. 그 외에 다양한 형태의 보조기(toe spreader, valgus splint, bunion shield)를 시행할 수 있는데, 모든 보조기는 외측으로 틀어진 엄지발가락을 내측으로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변형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보조기의 효과가 크지 않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을 때 수술을 하게 되는데,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의 정도이다. 아무리 변형이 심해도 미용적인 목적을 위해 수술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의 수술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나이, 변형의 심한 정도, 환자가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 등을 고려하여 수술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돌출 부위의 뼈를 깎아 내고 내·외측으로 치우친 뼈를 잘라서 각을 교정하며 짧아진 근육 및 연부 조직을 늘려주는 방법을 시행하게 된다.
3. 지간신경종 (Interdigital neuroma)
지간신경종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가락 부위에서 압박되어 두꺼워진 것을 의미한다. 흔히 다른 말로 몰톤 신경종이라고도 부른다. 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남성에 비하여 8∼10배까지 많다. 신경종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여 종양은 아니다. 발가락 사이에 있는 신경 주위로 자극에 의해 섬유화가 발생하여 신경이 두꺼워지고 그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다양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만 발이 꽉 끼거나 굽이 높은 신발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고 악화될 수 있다.
지간신경종의 가장 흔한 증상은 걸을 때 발의 앞 부분에 찌릿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발가락의 저린 느낌이나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징적으로 굽이 높고 앞볼이 좁은 구두를 신었을 때 증상이 생기고 신발을 벗으면 증상이 없어지기도 한다. 맨발로 푹신한 바닥을 걸을 때에는 괜찮은데 신발을 신으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이런 증상은 3,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생기며, 다음으로 1,2번째 발가락 사이에 발생한다.
지간신경종에서는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치료는 지간신경종을 유발할 수 있는 폭이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피하고, 볼이 넓고 부드러우며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 것이다. 그리고 증상이 발생하는 중족부에 패드나 지지대를 부착하여 중족골 사이를 넓혀주고 압박을 줄여주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그리고 신경 자극 증상을 줄여주기 위해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증상이 발생하는 부위에 강력한 소염제인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방법도 흔히 시행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비용이 저렴하고 즉각적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주위 조직의 위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시행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지간신경종에서 비수술적 방법은 약 절반에서 효과를 볼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법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수술은 두꺼워진 신경종을 제거하고, 중족골 사이의 인대를 절제하여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주는 방법이 가장 흔히 시행된다. 여러 의사들의 보고에 의하면 지간신경종에 대한 수술적 치료는 약 64%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인다고 하며,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신경종의 재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상으로 발에 생기는 다양한 질환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글을 읽으시면서 느끼시겠지만 발에 생기는 대부분의 질환은 신발, 특히 폭이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더운 여름에도 양말과 신발 안에서 고생하는 발을 이제는 좀 편하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