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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C HEALTH] 현미경으로 바라보는 세상: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구미진 교수(병리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87 

작성일 : 2021-07-06 10: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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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과 구미진 교수

병리과 구미진 교수 

 

 

환자들에게 병리과는 아직까지 생소하고 단순히 조직검사를 하는 곳으로 많이 알고 계신다. 예전에 개업을 하고 있는 동료의사가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그 환자의 살아온 인생이 얼굴이나 몸짓에서 보여 “나 반 무당이야”라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 병리의사들도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는 않지만 검체를 통해 환자를 만나고, 진단에 이르는 과정 중에 환자의 인생사가 어렴풋이 유추되는 경우도 있다.


그럼 대체 병리과에서 하는 일은 뭘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를 병리조직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최종진단을 결정하여 환자진료와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병리과에서 하고 있는 일들은 다음과 같다.

 

◈조직병리검사 

수술, 내시경 검사 등의 방법으로 환자에게서 채취된 검체를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형태학적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질병을 발견하고 진단한다. 암이 의심되는 경우, 병리의사의 최종진단에 따라 수술 혹은 항암치료 등의 추후 치료방침이 결정된다. 정확한 진단이나 종양성 질환에서 암세포의 종류와 기원을 분류하여 환자의 예후판정과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해 면역조직화학, 특수염색 등의 특수검사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세포검사 

세포 병리는 인체 조직의 세포를 검사하여 질병을 발견, 진단하는 것으로 자궁경부, 객담, 소변, 흉수, 복수 등의 탈락세포를 대상으로 하거나, 가는 주사기 바늘을 이용하여 갑상선 및 유방, 림프절, 췌장 등에 생긴 병변에서 직접 세포를 흡인하여 검사하는 세침흡인세포 검사법이 있다. 세포의 형태학적 소견을 좀 더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액상세포 검사법의 도입으로 검체의 보존 및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졌으며 분자세포병리검사와 접목하여 세포면역검사 및 유전자 검사 등의 보조적 검사도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현미경검사 

전자파를 이용하여 조직을 수천, 수만 배로 확대시켜 세포 내의 미세한 형태학적 변화를 관찰하는 검사법으로 주로 신장병리, 뇌종양조직검사, 근육 및 말초신경조직검사 등에 이용하고 있다. 

 

◈부검 

사망 후 시체를 해부하고 현미경으로 조사하여 사망한 환자의 진단, 질병의 진행 및 사망원인, 치료효과의 종합적 판정 등을 한다. 

 

◈분자유전체검사 

유전체 분석이란 조직이나 세포병리 검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검사법을 통해 DNA 및 RNA 변이, 염기 서열정보, 질병정보 등을 알아내는 것으로 이를 통해 암, 희귀병 등 특정 질병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적합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병리 AI와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병리검사분야로,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질병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질병과 연관된 유전체 변이에 기반한 개별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최신의 정밀의료기술이다. 특성화된 패널들을 이용하여 환자 개인별로 치료 타겟을 찾고 예후 및 진단에도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는 이제까지는 일반적으로 암은 수술로 제거하거나,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를 하였는데, 최근 항암치료는 같은 암이라고 할지라도 환자마다 암과 관련된 유전자의 변이가 다르고, 장기 및 환자전신상태도 다르므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자를 찾아 그에 적합한 암 관련 표적 효소에 대한 표적치료(target therapy)나 면역치료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병리과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고, 공부할 것이 많고, 앞으로 의료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병리의사의 역할이 좁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전공의들이 수련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병리과의 최대 화두는 ‘디지털 병리 AI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플랫폼이나 진단과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이미 국내 많은 병원의 병리과에서 디지털 병리 AI를 도입하여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디지털 병리 AI 분야 국책사업신청에 많은 대학병원의 병리과, 기업체, 연구소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경쟁을 벌였다. 의료인공지능 개발이 제 살 까먹기라면 굳이 병리의사들이 앞다투어 디지털병리 AI 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영화 ‘Elysium’의 한 장면을 보면서 ‘언젠가는 저런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가 MRI 같은 기계에 누워 한 번 전신 스캔을 하니 병이 진단되고 치료도 바로 되는 것이었다. 세상은 우리가 인식하는 수준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의료도 병원이라는 울타리 내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 및 인문사회과학 등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융합의 시대가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선도적으로 대처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과, 바로 병리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