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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과연 존엄사란 무엇인가-이경희 교수(혈액종양내과)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85 

작성일 : 2020-06-29 1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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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과연 존엄사란 무엇인가-이경희 교수(혈액종양내과)

죽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게 있다.

그것은 바로 고통 속에 죽는 것이다. 어릴 때 우리 부모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 중에 연명하는 것보다 자다가 고통 없이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즉, 고통 없는 안락한 죽음은 누구나 바라는 임종의 모습이다.

대한민국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8년 2월 4일부터 연명 의료 결정 제도가 시행되어 환자의 자기결정 존중 및 최선의 이익을 보장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으로의 존엄과 가치 보호를 위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와 연명의료중단등 결정 및 그 이행에 따른 필요한 기준과 절차를 규정하여 법적으로 보호 받고 있다.

적극적인 구명 치료는 사망의 과정에 이르기 전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를 중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사망의 과정에 들 어선 다음에는 같은 의료행위가 단순한 연명(延命)치료에 불과하다. 단순한 연명치료는 안락사와 방향만 다를 뿐이고 자연스러운 사망의 시기를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이 기간에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무척 크다.

1980년에 바티칸의 교황청은 안락사는 분명히 거부하면서, 과다한 연명치료 에 대해서는 환자의 선택에 의해 거부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다. 환자의 선택 에는 가족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야 한다. 또한, 1987년에 세계의 사협회는 의사의 안락사 행위를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환자의 요구를 의사가 수용하는 것은 허용한다”고 선언하였다. 연명치료결정법이 본격 시행되면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환자가 사전에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또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의료진은 심폐 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연명 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는 말기 환자를 제외한 19세 이상의 성인들이 작성할 수 있고, 연명 의료계획서는 말기나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작성한다. ‘품위 있는 죽음의 권리’로 불리는 존엄사는 연명치료결정법을 통해 국내에서도 합법화 됐다.

존엄사는 안락사와 차이가 있다.

안락사(euthanasia)의 어원은 희랍어의 eu(잘, 아름답게, 행복하게, 편안하게) 와 thanatos(죽음)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어 ‘아름답고 존엄한 죽음’, ‘행복하고 편안한 죽음’, ‘행복하고 품위 있는 죽음’ 등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안락사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 공급, 약물 투여 등 을 중단함으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소극적 안락사’로 나뉜다.

일각에서는 소극적 안락사와 존엄사를 유사한 것으로 보기도 하나, 전문가들은 이번 연명치료결정법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의료 행위나 영양분·물·산소 공급은 중단하지 않는 만큼 소극적 안락사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가 더 이상 치유될 수 없는 질병에 걸려 병세의 진행과정을 인위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연명치료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소극적 안락사와 존엄사, 두 가지를 서로 혼동하거나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듯싶다. 두 가지는 서로 유사한 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많다. 법보 신문을 인용하면, 양자 사이의 공통점은 억지로 생명을 죽지 못하게 하는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것, 단 한 가지뿐 이다. 차이점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나 된다.

행위와 판단의 주체

존엄사는 그 행위와 판단의 주체는 당연히 죽 어가는 당사자이다.

죽음관

존엄사는 어느 정도 뚜렷한 생사관을 가진다.

삶의 태도

존엄사는 죽음의 수용과 준비를 통해 자기가 삶을 영위하는 태도를 가진다.

죽음의 방식

존엄사는 평소 건강할 때 능동적으로 결정한다.

생전 유언/의사표시

(Living Will)

존엄사는 자기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역시 평소에 깊이 성찰한다.

작별인사의 방식

존엄사는 마치 미리 준비해 두었다는 듯이 가 족을 향해 편안하게 마지막 말을 던지고 가벼 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총괄적으로 보았을 때, 소극적 안락사는 소극적, 수동적, 부정적, 어두운 이미지라고 한다면, 존엄사는 적극적, 능동적, 긍정적, 밝은 이미지라고 말 할 수 있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환자가 회복이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처했을 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적인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환자 의 자기결정권(또는 가족의 처분권)을 의사의 생명유지의무보다 더 중시하 는 입장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존엄사는 소극적 안락사의 범주에 들긴 하지만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극적 안락사는 목숨을 끊는다기 보다는 인생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줄인다는 인식이 강해 찬성 여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안락사는 사람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긴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 허용된 존엄사(연명의료결정법)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다. 존엄사는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해 자연사를 유도할 뿐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거나 끊지는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0년 5월 13일, 영남대학교병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 할 수 있는 대구 지역 내 유일한 대학병원으로서 보건복지부로부터 공식 병원으로 지정 받았다.

이경희 교수는 본원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 받은 후 교직원 중 첫 번째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