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외 탐방

문화산책 - 천연덕스런 비틀기, 이죽거림의 미학 -쿠엔틴 타란티노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4267 

작성일 : 2013-05-02 15: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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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 장고의 한 장면

문화산책 _ B급이 대세

 

천연덕스런 비틀기, 이죽거림의 미학

 

새 영화 DJANGO에서 ‘강남스타일’ 아우라가

 

세르지오 코르부치 감독의 1966년 이탈리아제 서부극 ‘장고(Django)’. 영화 시작과 함께 관을 질질 끌고 가는 프랑코 네로가 등장한다. 관 뚜껑이 열리면서 동시다발로 터지는 기관총 연사. 일당백 무법자를 일거에 제압할 수 있는 초강력 무기였다.

 

신나는 서부영화 보며 머리 식혀볼까

지난 3월 말 국내 개봉한 미국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이전 장고의 귀에 익은 주제가가 그대로 나오면서 시작해 묘한 울림을 준다. 물론 서부가 남부로, 백인 장고가 흑인으로 바뀌었지만, 이전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할 순 없을 터. 반세기 전의 마카로니 웨스턴 코르부치의 장고에 대한 오마주(경배)로도 읽힌다.

 

장고 : 분노의 추적자를 만든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다. 젊은 시절 비디오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하루 종일 비디오를 보고 토론하고 손님들에게 비디오를 추천해주면서 지낸, 그래서 영화감독 데뷔를 할 수 있었다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특히 리 샤오룽(李小龍)으로 대변되는 동양 무술영화나 B급 액션영화에 심취했다고 한다.

 

B급 영화의 대가 타란티노

그런 면에서 타란티노는 예술적 영화 거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B급 영화의 떠오르는 터줏대감’이란 표현이 적절하겠다. 본인이 좋아하고 관심 있게 봐둔 각종 영화의 장면과 기법 등 이모저모를 가져다 짜깁기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석박사 학위 논문 ‘표절’의 대가라고 하면 심한 말일까?

 

그러나 어쩌랴. 지금 이 시대는 창조란 말이 난무하고, 비빔밥과 같은 융합이 요구되는 세상인 것을. 그러면서도 주류보다 비주류를 지향하는 B급 문화는 싸구려로 취급받기 일쑤다. 그냥 베끼면 표절이지만, 그래도 타란티노는 맛깔나게 자기 식으로 변주해낸다. 정통에 대한 이죽거림과 희화화, 비틀기는 그의 특징이자 장기다.

 

1992년 각본, 감독, 연출에 출연까지 도맡아 ‘저수지의 개들’로 데뷔한 타란티노는 1994년 ‘펄프픽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영화계는 이 악동 같은 이단아의 재기발랄함을 인정했고, 그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지내며 2004년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안겨다 준 장본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