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외 탐방

문화산책 _ 추리소설 속 주인공

작성자 : 현철상, 허정탁  

조회 : 5484 

작성일 : 2009-09-30 14: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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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_ 추리소설 속 주인공 - 추리소설1 이미지

문화산책 _ 명탐정 vs 대괴도


추리소설 속 주인공


- 스릴▪서스펜스 넘치게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그 승자는? -


상 : 지금은 문화예술 분야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지만, 30~40년 전만 해도 불량도서로 취급받았던 게 만화와 추리소설이었습니다. 특히 추리소설은 한 번 손에 잡으면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때까지 그 재미에 홀딱 빠지기 일쑤였지요.

탁 : 명석한 두뇌로 사건을 추리하고, 치밀하게 범행 원인과 범인 심리를 분석하면서 펼쳐내는 주인공 ‘탐정’의 활약상은 어린 시절 우리에겐 영웅담이나 다름없었죠.


▇ 서양 탐정에 대한 아련한 향수

탁 : 미국이 낳은 대표적 천재문학가 에드거 앨런 포(1809~1849)가 1841년 내놓았던 ‘모르그가(街)의 살인사건’이 근대 추리소설(탐정소설 혹은 범죄소설)의 효시라고 알려져 있어요. 앉은 자리에서 추리력만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오귀스트 뒤팽이 최초의 탐정이 되는 셈이죠. 그는 여러 면에서 후대 탐정물의 기준을 세웠어요.

상 : 7080 세대가 가장 열광했던 명탐정 셜록 홈즈와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을 빼놓을 수 없군요. 영국과 프랑스가 벌이는 한판 지략 및 액션대결이 대단했어요. 최근 작품 전집이 복간되는 등 세월과 상관없이 이들은 다시 우리 곁을 찾고 있습니다.

탁 : 20세기 전반 영국에서 등장한 ‘추리소설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의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 형사 콜롬보의 모델 길버트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도 떠오릅니다.

상 : 대공황기인 1930년 무렵 미국에서 새 스타일로 된 추리소설이 등장했어요. 본격 추리소설과 대비되며, ‘하드보일드(hard-boiled, 비정 혹은 현실적이란 뜻)’라 불린 이 계열 작품들은 거친 묘사와 사실주의를 특징으로 숱한 ‘행동파’ 탐정을 낳았죠.

탁 : 대실 해미트의 샘 스페이드와 레이몬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가 대표적이죠. 두 인물 모두 영화에서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1899~1957)가 역할을 맡았습니다(‘말타의 매’와 ‘빅 슬립’). 미▪소 냉전기를 거쳐 하드보일드를 계승한 이가 바로 007 제임스 본드라 할 수 있어요. 그 후 추리소설은 스파이, 서스펜스, 법정물 등 수많은 장르로 폭을 넓혀왔어요.


▇ 한국 추리소설 100주년

상 : 지난해 우리나라도 추리소설 탄생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1908년 12월 동농 이해조(1869~1927)는 제국신문에 ‘쌍옥적(雙玉笛)’이란 제목으로 ‘뎡탐소설(偵探小說)’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근대 경찰 ‘순검’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번역본이 아니라 순수 토종 추리소설의 출발을 알린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어요.

탁 : 뭐니 뭐니 해도 김내성이 1939년 발표한 ‘마인(魔人)’을 첫 손가락에 꼽게 되요. ‘한국 추리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내성(1909~1957)이 이 작품에서 내세운 주인공이 유불란 탐정이죠. 바로 도적과 명탐정 1인 2역을 한 괴도 아르센 뤼팽을 탄생시킨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1864~1941)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상 : 1960년대 방인근의 소설에서는 장비호 탐정이, 이후 김성종의 오병호 형사, 이상우의 추병태 경감이 활약했습니다. 최근 추리소설을 원전으로 한 미국 드라마의 인기 등을 봤을 때 국내 추리소설 시장 역시 불만 붙이면 마구 폭발할 정도로 보이며, 상상력 넘치는 국내 추리소설 대가들이 연이어 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 글 : 현 철 상 / 기획팀, 허 정 탁 / 외래팀, 도움 : 이 은 일 / 의학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