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고전으로 보는 세상] 플라톤의「국가」

작성자 : 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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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12-06 10:23:21 

서양 고전으로 보는 세상 

플라톤의「국가」   

 

글 진단검사의학팀 최창수 

 

플라톤의 주저 『국가』(Politeia)는 서양고전 가운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국역본이 있지만 박종현 역(서광사), 천병희 역(숲 출판사)이 널리 읽히고 있다. 이 책은 어느 한 분야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철학, 정치, 경제, 교육, 문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논의가 대화체로 돼 있어, 논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여러 명이 함께 읽고 토론하게 되면 다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0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주인공 소크라테스, 그의 제자들 그리고 소피스트가 등장하여 열띤 토론을 벌인다. 제1권은 소크라테스 특유의 논법으로 정의문제를 다룬다. 대화 상대자들은 기존의 정의관을 소개하고 소크라테스는 논박을 통해 기존의 정의관을 불완전함을 보여준다. 제1권은 정의에 대해 정의를 찾지 못하고 논의가 끝난다. 

 

제2권부터 10권까지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철학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이 부분은 플라톤의 독자적인 사상이 전개되는 중기에 저술되었음을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이 책이 플라톤이 50세 되던 해를 기점으로 전후 10년 걸쳐 저술된 것으로 보고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에 태어난 플라톤은 23세 되던 해인 기원전 404년에 조국이 스파르타와 그 동맹국들에 의해 패망하는 모습을 봤다. 도시국가 의식이 투철한 청년 플라톤은 조국이 어떻게 패망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오랫동안 숙고하였다. 플라톤은 시민들의 극단적인 이기심, 재판에 대한 과도한 집착, 연극과 시인에 대한 지나친 사랑 등을 중요한 패망 원인으로 이해했다. 이러한 일들에 심취함으로써 시민들은 자기 교육과 정의 실현에 대해 등한시 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은 조국의 재건을 위해 새로운 이상 국가 즉 정의로운 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국가』를 썼다. 그는 이상 국가를 건설하면서 법률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시민들의 교육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교육받은 시민없이 정의로운 국가를 실현할 수 없다고 믿었다. 시민들은 교육을 통하여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여 자기실현과 공동체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시민들이 자신이 속한 계층에 따라 직업을 가져야 하며 통치자들은 지혜를, 군인과 하급 공직자들은 용기를, 제3계급인 생산계급은 절제를 주된 덕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은 자신의 직업에서 탁월성을 보여야 공동체가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직업을 떠나 다른 직업을 함부로 들어가거나 관여하면 부정한 사람이 되고 그렇게 되도록 허용하는 사회는 부정한 사회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세 계층이 공유해야 하는 덕인 정의는 시민이 저마다 자기 것을 갖고 자기 일을 잘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플라톤이 강조한 4주덕(4 cardinal virtues) 즉 지혜, 용기, 절제, 정의는 정치철학은 물론 윤리학과 교육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은 이 세상에서 한 번도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가 제기한 문제는 근본적인 것으로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외면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이 사회재산과 권력을 동시에 갖지 못하게 하는 조치는 어느 시대에서도 환영받기 어려울 것이다. 권력을 갖기 위해 재산을 숨기고 축소하려고 애쓰는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우리는 플라톤의 이상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