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외 탐방

[서양 고전으로 보는 세상]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전집 ⅠⅡ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73 

작성일 : 2021-07-06 14:27:28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전집 I II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 445~380 BC)는 뛰어난 희극작품을 남겼다. 그는 40여 편의 희극시를 썼지만 현존하는 것은 11개에 불과하다. 즉 『구름』, 『기사』, 『벌』, 『아카르나이구역민들』, 『평화』, 『새』, 『뤼시스트라테』,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 『개구리』, 『여인들의 민회』, 『부의 신』이 그것들이다. 이 작품들은 천병희 교수에 의해 그리스어에서 처음으로 완역되었으며(숲출판사 간) 제1권은 '새'까지 포함하고 나머지는 제2권으로 출간하였다. 

 


27년간 계속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아테네 시민의 삶을 참혹하게 만들었다. 민중 선동가들, 소피스트들, 그리고 시인들은 저마다 사익을 추구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리스토파네스는 당대 저명한 지식인들과 선동가들의 행적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조롱하였다. 『구름』에서는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피스트의 일원으로 간주하면서 마음껏 골려주고 있다. 구교육과 신교육의 갈등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면서 소피스트들을 궤변론자로 몰고 있다. 『기사』에서는 민중 선동가 클레온을 희극 인물로 상정하고 있다. 시민들의 민주의식을 개화시켜 클레온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벌』에서는 아테네 배심원제도를 비판하고 있다. 소액의 일
당을 받고 권력을 남용하는 배심원들의 행위를 풍자하고 있다. 『아카르나이 구역민들』과 『평화』는 아테네인들이 염원하는 『평
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앞의 작품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농촌광경을 묘사하고 하루빨리 귀향하려는 농민들의 희망을 그리고 있다. 뒤의 작품은 인간들의 전쟁에 염증을 느낀 올림포스 신들이 평화의 여신을 구덩이 묻어버린 것을 극적으로 빼내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평화의 여신이 귀환함으로써 전쟁 무기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농기구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묘사되고 있다. 『새』에서는 주인공들이 아테네의 생활방식과 현 상황에 실망한 나머지 새들을 설득하여 공중에 이상적인 나라를 건설하는 모습을 희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6개의 작품들은 당대의 실력자들인 소피스트들, 클레온, 배심원들, 라마코스 등을 앞세워 풍자하고 비판함으로써 관객들을 즐겁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구교육과 평화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만들었다. 그의 희극은 해학적인 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테네 시민들의 정치적 안목과 교육적 식견을 갖도록 하는데 기여하였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전집 제II권에는 『뤼시스트라테』,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 『개구리』, 『여인들의 민회』, 『부의 신』등 5개의 작품이 실려 있다. 

 

15세기에 필사된 <부의 신>. 현재 소엔 컬렉션이 소장 중이다.

 

『뤼시스트라테』에서는 남자들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계속하자 이를 저지할 목적으로 성(性) 파업을 하여 전쟁을 종식 시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테네의 평범한 여인인 뤼시스트라테의 놀라운 아이디어와 지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에서는 여인들의 지위를 폄하한 것으로 알려진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를 굴복시키는 내용을 담고있다. 위대한 비극작가가 여인들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독자들을 웃게 만든다. 

 

『개구리』에서는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와 에우리피데스 중 누가 더 훌륭한가를 놓고 언쟁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3대 비극작가들이 타계하자 아테네에서는 그들에 버금가는 비극시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연극의 수호신인 디오니소스는 저승에 가서 시인을 데려오려 한다. 두 시인을 만난 그는 아테네 연극전통을 잘 대변한 아이스킬로스를 선택하여 데려온다. 

 

『여인들의 민회』에서는 여인들이 남자들을 대신하여 국정을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테네에서 여인은 의사결정을 하는 민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 아테네가 패망한 후 공연된 이 작품은 남자들의 국정 장악 능력에 대한 깊은 불신이 드러나있다. 

 

『부의 신』에서는 부(富)의 신이 장님이어서 선인과 악인에게 무분별하게 부가 분배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의술의 신아스클레피오스의 치료로 시력을 회복한 부의 신은 사람들에게 부를 똑같이 나눠주려고 한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부를 얻으려 하자 가난의 여신이 등장하여 부의 동등한 분배에 대해 이렇게 질타한다. “부의 신이 시력을 회복하여 부를 똑같이 분배한다면, 세상에 예술과 기술에 종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 그리고 예술과 기술이 너희 사이에서 사라지면, 도대체 누가 대장장이나, 조선공이나, 재단사나, 바퀴 제작공이나, 제화공이나, 벽돌공이나, 세탁공이나, 무두장이가 되려 하겠느냐? 너희가 그런 일을 하지 않고도 놀고먹을 수 있다면 말이다.”(510∼516행). 이 작품은 가난의 여신 말대로 부의 동등한 분배 즉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었을 경우 사회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품도 비극작품과 마찬가지로 경연대회를 통해 당선작을 뽑았으며 국가나 독지가의 후원으로 시민들을 위해 공연하였다. 희극작품은 비극작품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전쟁, 질병으로 고통받던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도덕적 교훈과 위안을 안겨 주는데 공헌하였다.『여인들의 민회』에서 제안된 이상 국가는 플라톤의 이상 국가와 함께 새로운 정치이론으로 간주되었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작품을 감상하면서 우리는 아테네의 언론자유를 생각하게 된다. 전쟁 중인데도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정치가와 장군을 무대 위에 올려놓고 관객들과 함께 마음껏 조롱하고도 작가는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비극의 주인공 못지않게 희극의 주인공도 고대의 관객들은 물론 현대인들에게 자기 자신과 공동체의 현실과 운명을 음미해보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