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외 탐방

[문화탐방] 대구수목원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151 

작성일 : 2021-04-12 09:57:56 

 

 

글 · 사진 홍보협력팀 서유리

 

 

 

지금 대구수목원의 모습을 보고 과거 이곳에 쓰레기들이 어떻게 매립되어 있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까.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든든한 느티나무가 마중 나오는 곳, 대구수목원이다.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가 오픈한 관광특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에서 방문객의 감소폭이 가장 컸던 기간과 지역으로 ‘2020년 3월 대구(-57%)’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 지역에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발생한 후로 관광산업이 많이 침체되었음을 통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 등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3밀(密)을 떠나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차가운 겨울도 지나고 봄이 오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봄내음을 맡는 것은
포기해야 할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집순이’인 나도 외출이 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까이에 KF94 마스크를 쓰고서도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수목원이다. 대곡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걷다보면 ‘여기가 입구구나!’라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입구가 나타난다. 살짝 경사가 있는 초입을 걷다보면 이제 막 꽃이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에 꿀벌들이 분주하게 꽃가루를 옮기는 모습이 보인다. ‘노란 꽃을 보니 봄이 맞구나!’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면 ‘느티나무 마중길’이 나오는데 마중길이란 이름처럼 반갑게 나를 맞이하는 기분이 든다.

 

대구수목원은 생각보다 넓다. 걸음이 빠르기로 소문난 내가 한 바퀴를 도는 데에 2시간이 훨씬 넘도록 꼬박 걸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진 않는다. 푸른 식물이 가득한 곳에서 이제 막 피어나는 꽃들도 보고, 혹시나 다람쥐를 만나진 않을까 나무 사이를 기웃기웃 살피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수목원 안에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향토 식물원 등 식물의 성격과 형태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열대과일원과 같은 온실 정원은 잠정 폐쇄된 상태다.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대나무숲에서는 잠깐 휴대폰을  끄고 대나무잎이 스치는 소리에 집중해보자. 

사라락 사라락 자연이 만든 소리는 우리의 귀를 편안하게 하고 지친 마음도 편안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은 ‘죽림원’이다. 수목원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10여 종의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대구수목원에는 솜대, 오죽, 왕대, 이대, 조릿대, 죽순대 등이 자라고 있다. 죽림원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바람, 구름, 나무 뿌리에 대한 찬사가 조각된 바위가 자리한다. 새삼 자연 속에서 스스로 자라가는 이 생명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죽림원에 들어서면 밀도 높게 울창한 대나무로 주위가 어두워지는가 싶다가 이내 대나무 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이 들어와 주위가 은은하게 밝아진다.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대나무숲의 모습은 그 언젠가 봤던 어떤 씨에프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좋은 순간에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휴대폰을 끄고 대나무잎이 사각사각 부딪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닌 걸까. 죽림원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마음껏 쉬다가 갈 수 있다. 

 

또다른 추천장소는 ‘전통정원’이다. 조선시대의 별서정원과 수로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전통정원에 들어서니 왠지 다음번에는 꼭 한복을 입고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곳곳에 친절한 안내문도 비치되어 있으니 빠르게 지나치기 보다는 안내 설명을 하나씩 읽으면서 이동해보기를. 전통정원은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지만 조선시대 당시의 정원문화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언제 봄이 오나 싶었지만 이미 봄은 우리 곁에 다가왔다. 온 힘을 다해 한 장씩 펼쳐지는 꽃잎, 힘차게 땅을 박차고 올라온 새싹들을 보며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올봄에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좀더 활기차게 살아봐야겠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코로나19 시대 속에서도 호모 루덴스*는 이렇듯 즐거움을 찾는다. 마스크를 쓰고, 안전하게 유의하자.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네덜란드 문화사학자 J.하위징아가 저서「호모 루덴스-유희에서의 문화의 기원」(1938)에서 밝힌 개념으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출처: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