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사랑 봉사, 행복병원

작성자 : 김 현 정_내과 전공의  

조회 : 3057 

작성일 : 2010-11-29 09: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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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영천시민 건강 체험 페스티벌 폐기능 검사 지원, 11월 6일 오전 9시~오후 5시, 영천실내체육관 앞 마당

의료봉사 후기


함께 나누는 사랑 봉사, 행복병원


- ‘2010년 영천시민 건강 체험 행사’를 다녀와서... -


김 현 정 / 내과 전공의 3년


11월 첫째 토요일인 6일 아침. 여느 때 같으면 주말을 반기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병원을 향했겠지만, 오늘은 영천으로 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렸다. 영천보건소 주최로 열리는 ‘영천시민 건강 체험 페스티벌(festival)’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탁 트인 전망과 맑은 공기에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 알짜 정보 가득한 ‘건강 축제’

우리 병원은 노인인구가 많은 걸로 알려진 영천 실정에 맞게 숨이 차서 불편한 분들은 없는지 폐기능 검사를 지원했다. 영천병원은 허리며 무릎이며 통증 때문에 고생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테이핑요법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영양과 식습관 개선, 구강 관리, 금연, 우울증, 치매 등을 주제로 한 상담이 이뤄졌다.


갑자기 추워져 손님 없는 잔치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준비해간 폐기능 검사 도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셨다. 검사 결과에 이상 소견이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어르신들은 주로 손발이 저리거나 무릎이 아프고, 어지럽다고 하셨다. 수십 년째 병원에도 다녀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개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거나 원인을 찾더라도 교정하기 어려운 게 많아 실제적인 도움을 드릴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그저 투박한 손을 잡아드리면서 “아이고 어르신, 힘드시지예~~” 이렇게 맞장구를 쳐드렸을 뿐이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연발하시는 모습을 보니 참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었다.


▇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되는 사랑 나눔 기대

본인 건강보다도 농사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하늘과 땅만 보며 생활하시는 분들께 간단한 검사지만, 혈당▪혈압▪폐기능 등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무척 뜻 깊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보다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관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봉사활동’이라고 이름 붙여진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느끼게 된다. 나 자신이 무언가를 베풀고 가는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많이 배워간다는 사실을... 베풀 때 기쁨이라는 이자가 붙고, 어려울 때 보답이라는 이자가 붙어서 내 삶이 더욱 풍족해진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이라는 저축에 동참한다면 결국 우리 모두가 부자 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