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아까운 내 아가 - 이 가 원 / 의전원 2년

작성자 : 이 가 원  

조회 : 3980 

작성일 : 2010-09-28 12: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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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주관 제4회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체험캠프 기간 중 이가원 학형의 봉사모습

체험캠프 후기


보기만 해도 아까운 내 아가


-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체험캠프를 다녀와서... -


이 가 원 / 의학전문대학원 2년


유달리 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여름 지난 7월 23~27일. 메디슨▪청년의사가 공동주최한 ‘제4회 자원봉사 체험캠프(이하 메청캠)’가 4박5일간 서울특별시 시립어린이병원과 청원농원에서 열렸다. ‘예비의사’로서 봉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인 이 캠프에는 올해 전국 35개 대학 의대-의전원생 50여 명이 참여해 행복한 추억을 쌓았고,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유지해 나가기로 다함께 다짐했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서울 시립어린이병원에서 중증 뇌성마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정 받은 52병동은 병원에서 가장 어린 연령의 복합 뇌병변 아동들이 입원해 있는 곳이었다. 셋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는 청원농원으로 장소를 옮겨 한센병 환우들을 만나 값진 경험을 했다.


▇ 장애어린이와 나눈 소중한 체험

흡사 죽은 듯이 꿈쩍도 않고 눈만 퀭하니 뜨고 있었던 태수. 수두증을 앓고 있어 교과서에서나 봤던 전형적인 머리 모양과 함께 작은 턱은 머리 전체가 울릴 정도로 뿌드득 뿌드득 이를 갈아대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두려운 마음이 생겨 머뭇거려졌다. 마음 한 편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정상적인 아이를 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겉모습에 놀랐지만, 작은 움직임들은 영락없이 어린아이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귀여운 아가로 바라볼 수 있었다.


고통이 있다면 그것까지 보듬어주고 싶어 한참을 안고 이름을 불러주며 체온을 나눴다. 어릴 때 유기돼 장애가 심해진 민서, 지능을 잴 수조차 없는 범준이와 죽을힘을 다해 한 번 숨을 쉬고 나면 얼굴까지 빨갛게 되는 1살배기 아기. 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이대로 눈만 뜨고 고통 받는 아이에게 생명연장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내면적 갈등도 들었다.


▇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우리 아이들

그러다가 침상 머리맡에 한 아이의 어머니가 쓴 편지글을 읽고 한참 동안 눈물을 닦아내며 반성했다. 자식이 다시 건강해지기를 기원하며 쓴 편지에는 ‘보기만 해도 아까운 내 딸아’로 마무리돼 있었다. 눈물자국과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가슴이 먹먹했다. 고통보다 죽음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막연히 생각한 스스로의 비뚤어진 이타심을 후회했다. 그 자체로 귀한 생명일 뿐 아니라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부모는 감사히 여기고 있는데, 어떻게 감히 생명의 가치에 대해 운운할 수 있었을까.

 

“며칠 지나면 애들이 눈에 선할 거예요.” 간호사가 웃으면서 배웅해주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민서, 범준이, 태수, 그리고 해나가 눈에 밟힌다. 어쩌면 겨울방학 때 홀로 다시 그 어린이병원을 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 외부활동이어서 더욱 의미 있었고 즐거웠던 메청캠. 이번 체험으로 ‘마음 따뜻한 의사’가 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한 봉사활동을 통해 힘들고 아픈 이들의 마음을 더 잘 어루만져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사진제공 : 김 형 진 기자 / 청년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