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이야기

소(牛)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우리네 농촌

작성자 : 정 지 윤  

조회 : 3124 

작성일 : 2009-07-29 0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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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우리네 농촌 - P1000618 이미지

농활 후기 _ 하나된 우리, 비상하는 YUMC

 

                소(牛)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우리네 농촌


- 2009년 의과대학 하계 농촌봉사활동을 마치고... -

 

정 지 윤 / 의학과 3년, 제28대 학생회장


올해 농촌봉사활동 및 의료봉사활동(이하 농활)에 참여한 우리 의대생과 영남이공대학 간호과 학생(이하 학생들)에게 “논에서 피를 뽑고 왔다”고 하면 “왜 논에서 피를 뽑느냐”고 묻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논에서 자라는 벼와 비슷한 잡초인 ‘피’보다 인체에 흐르는 ‘피(blood)’에 더 익숙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학생들이 농촌생활을 통해 그곳 실태를 좀 더 잘 알고 가까이 다가가고자 경북 고령군 우곡면 봉산리 마을 일대에서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간을 보냈습니다.


█ 처음엔 잘 몰라 좌충우돌, 자꾸 하니 경험 쌓여

처음에는 학생들 간 서로 낯설었고, 농촌생활도 별로 해본 적이 없어 어색했습니다. 트럭 뒤에 타는 것도 무섭다고 소리를 질러 이장님께 혼난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논일도 처음에는 요령 없이 잘 할 줄 몰라 벼를 많이 넘어뜨리는 등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도움보다는 오히려 폐만 끼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농활기간 동안 매일같이 여러 차례 일을 하다 보니 경험이 쌓였습니다. 이제 트럭 뒤에 올라타서 급정거를 해도 소리 지르지 않았고, 능숙하게 피를 뽑는 학생들을 보며, 다행히 도움은 되고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리고 힘든 일을 하면서 서로 많이 친해져 한 몸처럼 지내는 학생들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 의대생 농활의 꽃 의활, 오히려 농촌에서 배우고 돌아가다

의료봉사활동 또한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약 이름도 잘 몰랐고 의료진이 적어주는 처방전도 해독하기 어려워 약 짓는 데 몇 십 분씩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분업을 통해 능숙하게 약을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역시 사람이란 적응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가 봅니다. 막 도착했을 때는 영 어울리지 않았지만, 3박 4일간을 지내면서 어느새 학생들이 우리네 농촌과 친숙해져 한 폭의 멋진 그림으로 떠올랐습니다.

샤워하는 장소도 마땅치 않아 남학생들은 폐가에 있는 수돗가에 큰 고무대야를 놔두고, 여러 명이 돌아가며 씻는 등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체험을 하면서 성숙해지고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농활이란 참으로 유익한 행사구나 여겨졌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농촌 현장 속에서 그곳 어르신께 농촌이 처한 어려운 현황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우리네 농촌의 소중함과 위기감을 함께 접할 수 있었습니다. 봉사로 도움을 드렸다기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흙냄새, 사람냄새 나는 인정을 받았고 뭔가를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