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이야기

퇴임사 _ 선생님 덕분에 여기까지...

작성자 : 서 동 희  

조회 : 2975 

작성일 : 2011-03-29 10: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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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28일 명예퇴임하신 서 동 희 전 간호부장, 병원 재직 당시 지역민 찾아간 봉사활동 모습

특집기획 _ 퇴임사


선생님 덕분에 여기까지...


- 1983년 10명도 채 안 됐던 간호부 직원 지금은 800여 명 -


서 동 희 / 전(前) 간호부장


1983년 3월 2일. 아침 일찍 머리 손질하고, 새 브라우스 입고 출근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지금 본관 3층 ICU(내과 중환자실) 자리, 사무실 하나에 몇몇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아직 준공 덜 된 시멘트 바닥에 골조만 덩그러니 있었고, 병원 내부를 돌아 볼 때는 머리에 안전모를 쓰고 다녔던 28년 전이다.


병실마다 침대는 몇 개 넣을지, 처치치료 세트는 어떤 종류를 얼마만큼 보유할지, 처치대와 CPR cart는 어떤 모양으로 할지, 또 린넨실 앵글은 어떻게 할지... 그려본 적 없는 도면을 자로 재고 그려 주문 넣고, 매일 몇 트럭씩 물품이 들어오면 모두가 함께 나르고 배치시키고... 고생스러웠으나, 우리나라 최고 병원에 근무한다는 자부심과 희망이 넘쳤었다.


1994년 병원전산준비 실무요원으로 일 년 이상 전국 출장을 다니면서 전산정보시스템을 견학한 다음 우리 병원 전산시스템과 간호전산시스템을 구축했던 그 시절. 역시 고생스러웠지만, 지금까지도 후배간호사들이 모두 잘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뿌듯하다.


간호기록시스템과 간호과정(진단)시스템, 투약관리시스템을 비롯해 Daily Sensus System과 Kardex System, Nursing Care Plan(Work Book) System, Work List System, 그리고 환자안전사건사고 보고시스템, 처치재료 관리시스템, 환자분류 체계... 어느 것 하나 손길 닿지 않은 게 없었다. 정착되기까지 현장의 반발 또한 만만찮았다. “백 일만 참고 기다려보자”며 불평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의견을 반영하며, 무던히도 정보전산팀 애를 먹였다.

 

간호부장을 맡고서는 경영진을 설득해 간호등급을 5등급에서 4등급을 거쳐 3등급으로 만든 것, 3교대 시간을 8:8:8 제도로 바꿔 밤번(야간)근무자들의 애로사항을 조금이라도 덜어 준 것, Order pick up System을 개선 한 것, 간호부 직원들 공부하는 학습간호 조직문화를 만든 것 등등, 병원역사를 세워갔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소신껏 잘 근무할 수 있도록 믿고 도와주신 권굉보, 심민철 전 의료원장님, 김흥대 전 학장님, 안종철, 서재성 전 병원장님, 남윤호 전 간호부장님, 그리고 하정옥 현 의료원장님... 잊을 수 없는 고마운 분들이다.

 

분에 넘치게 사랑을 많이 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저변에는 믿고 따라 준 간호부 직원들의 책임감 있는 업무수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족함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정해주고 지원해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 전한다. 근래 들어 적정진료팀에서 근무하면서 의료기관평가 인증조사 준비로 힘들었던 시간들... 그래서 더욱 소중한 많은 분들...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 자신이 아는 만큼 환자에게 베풀고, 동료 직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공부를 계속 할 것 ▷ 처음 병원 들어왔을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을 잃지 말 것 ▷ 힘들 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신앙을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실력을 갖추고,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그런 사람이 환자에게 꼭 필요한 법이니까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는

한 인간이 태어날 때 어머니보다 먼저 그 손길을 만나는 존재이고,

죽으면서 가족들보다 더 의지하는 존재이고,

고통스러울 때 가장 먼저 찾는 존재이며

자신의 곁에 있을 때 안심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에게 희망이고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환자를 만나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손을 잡으세요.

의사나 간호사로서 그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전 우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