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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료봉사 후기 - God is Love 신은 사랑이어라

작성자 : 박 영 주  

조회 : 3083 

작성일 : 2013-03-02 15: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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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충 기 기독의료봉사회 단장이 캄보디아 씨소폰 지역 주민을 진료하는 모습

해외의료봉사 후기

 

God is Love (신은 사랑이어라)

 

                 - 기독의료봉사회, 2013년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

 

박 영 주 I 수술실

 

1월 12일 토요일

커다란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꽤 많은 사람들이 안과 외래 앞 대기실에 모여들었다. 기독의료봉사회의 열 번째 해외의료봉사를 하러 가는 날이다. 행선지는 캄보디아 씨소폰 지역.

 

각종 의료물품 및 약품들이 들어 있는 각자의 캐리어를 저울에 올려 무게를 확인하고, 가방에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조금씩 더 짐을 나눠주었다. 39명의 의료봉사팀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하며, 분주하게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첫째 날

오늘은 주일이다. 오전 11시에 Sisophon Christian University(씨소폰기독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오전예배를 드렸다. 점심식사 후 대학 내에 있는 교회에 진료소를 차리고, 인근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진료를 시작했다.

 

우선 입구에 접수대를 설치했다. 이어 2개의 내과를 비롯해 2개의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진료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재활의학과 환자용 간이침대와 약국도 자리를 잡았다.

 

해외의료봉사활동에 처음 참여한 나는 이미 몇 번의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이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임시 진료소 setting(설치)작업에 무척이나 감탄을 했다. 그리고 각 진료테이블마다 씨소폰대학 한국어과 학생들이 배치돼 통역을 도와주었다.

 

진료를 시행하는 동안 진료소 밖에서는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풍선 만들기와 페이스페인팅이 펼쳐졌다.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신학대학 선교사들이 마을 주민에게 찬양과 성경말씀을 가르치는 차분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의료의 손길이 보편화되지 않은 곳

진료소를 찾은 현지인에게 어색한 발음으로 “쭘립쑤어(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면 그들은 환한 미소로 두 손을 합장한 채 허리 숙여 답해주었다. 진료를 받은 주민들은 한 손엔 약봉지를, 다른 한 손엔 생수와 빵을 들고선 감사의 미소를 보냈다.

 

일교차가 심한 기후 탓인지 감기 환자가 많이 찾아왔다. 머리나 가슴, 어깨나 무릎 혹은 허리가 아프다는 분 등 다양하게 증상과 통증을 토로했다. 임시 진료소에서 측정한 혈압이나 혈당수치가 꽤 높게 나온 주민들 대부분은 병원의 정식 진단을 받아본 적이 없거나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치료까지 하지는 않고 있었다.

 

교수님께서 “꼭 병원에 가서 약을 계속 드시라”고 했지만, 아마도 형편 상 그렇게 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무사히 첫 진료를 끝내고, 씨소폰대학 학생들과 저녁예배를 드렸다. 첫 진료에 대해 잠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 날

태국 국경에 위치해 있는 Poipet(포이펫)으로 가서 그곳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봤다. 씨소폰에서 차로 1시간여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조용히 성경말씀을 묵상했다.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마을로 향했다.

 

미리 도착한 씨소폰대학 학생들이 설치해준 천막 아래에는 이미 많은 주민들이 앉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날에 비해 훨씬 규모가 작은 교회에 임시 진료소를 차려야 했기에 봉사팀원들은 효율적인 공간배정을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주민들 기다림을 줄여주고자 손놀림은 더욱 빨라졌다. 오늘은 어린이들이 굉장히 많이 눈에 띄었다. 어제보다 더 좁은 진료소 안은 이내 인산인해가 됐다. 여기저기 풍선 터지는 소리에 이어 아이들 우는 소리들로 인해 시끌벅적한 가운데 오전진료를 마감했다.

 

현지 어린이 맑은 눈망울 기억에 선명

쌀라면과 밥, 그리고 김치로 맛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시작된 오후진료. 또다시 접수대와 약국은 분비기 시작했다. 가끔은 오전에 진료를 받고 가신 분이 오후에 다시 진료소를 찾아와서 현지 선교사님이 돌려보내기도 했다.

 

교회마당에 설치된 임시 진료소 안은 무척 더웠다. 간혹 손수건을 찬물에 적셔 목에 두르기도 했다. 어느덧 오후진료도 끝나고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랐다. 창 밖에는 어린이들이 얼굴에 예쁘게 페인팅을 하고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셋째 날

씨소폰 인근에 있는 뽀이쁘링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개시했다. 하찬캄뽀이쁘링 교회에 진료소를 세웠다. 접수를 담당하는 팀을 제외하고는 다행히 실내에 임시 진료소를 차릴 수 있었다. 캄보디아 말은 발음이 꽤 어려운 편이었다.

 

진료 마지막 날이 되어서 그런지 약을 나눠주는 팀 중에는 제법 그럴싸하게 캄보디아어를 구사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준비해간 의료물품들 중 몇 가지가 동날 때쯤 진료가 종결됐다. 수고했다고 서로 격려하며,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감사 기도를 드렸다.

 

알서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할지 말지를 두고 망설이고 있을 때 한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봉사활동을 경험하면 몸소 느낄 수 있는 것이 꼭 있을 거라고 강조하셨다. “내가 무언가를 주고 왔다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받은 감동과 은혜가 더 클 것”이라고...

 

봉사란 주는 게 아니라 도리어 받는 것

그리고 진료 첫날 현지 선교사님께서 우리들에게 부탁하셨다. “여러분이 가진 달란트로 이곳 주민들을 잘 섬겨주시기 바랍니다.” God is Love. 신은 ‘사랑’ 그 자체였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섬김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섬김은 내게 감사와 은혜로운 마음을 충만하게 가져다주었다. 사랑 가득한 지구촌!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