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에세이

모교방문 행사 후기 - 30년을 다시 느낀 홈커밍 3일!

작성자 : 이 경 수 교수  

조회 : 3233 

작성일 : 2013-07-03 09:48:18 

file 단체.jpg

의대 5회 동기회 모교방문의 날 행사 의대 본관 앞 기념 촬영

모교방문 행사 후기

 

30년을 다시 느낀 홈커밍 3일!

 

의대 5회 동기회, 입학 30주년 기념 모교방문 행사를 마치고...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5회 이 경 수

 

30년을 의대생으로 의사로서 열심히 살았고, 홈커밍을 위하여 1년 동안 준비하였고, 3일간 행사를 치르면서 스승님을 모시고 4시간의 행사와 아쉬운 만찬을 마쳤습니다.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으나, 그 ‘진함’과 ‘절절함’은 30년을 대신할 만하였습니다.

 

이 소중한 3일의 시간에 우리는 1983년, 입학하는 순간부터 격동으로 넘쳤던 대학시절을 되새길 수 있었고, 스승님들의 열정과 깊은 애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마음 속 동기들을 함께 추모할 수 있었으며, 지금은 그 흔적도 아련한 대명동 캠퍼스의 강의실과 복도와 동아리실과 도서관을 걸을 수 있었고, 광활한 마음을 훈련시켜준 경산 캠퍼스에서 다시 크게 숨 쉴 수 있었습니다.

 

5월 24일 오후 4시. 홈커밍 행사장 앞.

의과대학 졸업기념 사진을 모아 실사 출력한 배너 앞 포토 존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의 긴장과 상기된 모습들. 우리들이 이 만큼 이 땅의 의사로 역할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꾸짖고, 독려하고, 함께 웃고 울어주시던 선생님들과 함께 서니... 내내 건강하시라 간절히 기도(祈禱)하는 마음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하였습니다.

 

홈커밍 공식행사를 시작하면서 이 자리에 모시지 못한 스승님과 함께하지 못한 동기들에 대한 묵념을 하였습니다. 이 묵념이 그동안의 그리움과 지금의 아쉬움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대신 더 잘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행사에서는 의과대학 발전기금 1억1천만 원과 의과대학 동창회 장학기금 1천만 원을 기부하였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강의실과 동아리실을 둘러보면서 후배들이 의학공부를 하며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가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학창시절에는 꿈도 꾸어보지 못했던 의대 기숙사와 피트니스 센터(Fitness Center), 그룹학습실을 둘러보면서 감회가 새로웠고, 임상수기센터에서 인체모형을 이용한 심폐소생술과 기도삽관술을 해보면서 심장이 다시 뛰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교정을 둘러본 후, 제자들 승용차 10대에 스승님을 모시고 이동하였습니다. 택시보다 승용차로 모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모아졌지만, 은사님들 연배를 고려하여 승용차를 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회의를 따로 하였었습니다. 공교롭게도 83명(83학번과 동일하게)을 예약한 횟집에서의 저녁만찬은 그동안의 호텔 행사와 만찬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준비하였고, 30주년 홈커밍을 기념하는 30년산 기념주를 몇 달 동안 모으고 또 모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 그 시절에 속 많이 썩혀드린 제자들이었지만, 선생님들께서 귀하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 따뜻한 음식을 사주셨듯이 그날 저녁은 제자들이 스승님을 모시고, 저희들 마음 가득 준비한 귀한 음식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쉬운 시간을 뒤로 하고 은사님들과 작별을 하였고, 멀리서 온 동기들은 호텔이 아닌 친구들이 사는 아파트 게스트 룸(Guest Room)에서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5월 25일. 대구를 출발해 경주에서의 2일차 일정

10팀으로 구성된 골프팀과 10명으로 구성된 경주 투어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 버스로 이동했기 때문에 골프팀은 그늘집의 막걸리 한 잔이 즐거웠고, 투어팀도 중식과 함께하는 교동법주 한 잔의 취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골프장 그늘집마다 들러 마시는 초여름 낮 막걸리 맛은 술이 아니라 정(情)이었습니다. 얼굴과 마음이 모두 붉게 상기되어 골프장에 흐드러지게 핀 관상용 양귀비 못지않았습니다.

 

현대호텔에서 가진 동기들만의 만찬은 ‘우리끼리’의 춤과 추억의 노래, 그리고 초청공연으로 눈치 볼 것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특히 행사를 위하여 색소폰을 새로 구입해 연습하고, 지금까지도 함께 잘 살고 있는 캠퍼스 커플인 부인까지 노래연습을 하게 하여 무대를 꾸민 최은석(대구 참조은병원장) 준비위원장은 아마도 부인에게 진 마음의 빚이 너~무 컸을 겁니다. 늦게까지 이어진 보문호숫가의 흥과 정이 어우러진 장관은 아마도 더 이상은 맛보기 어려운 각본 없는 무대였습니다.

 

5월 26일. 경주에서 경산 캠퍼스로 이동

단체로 맞춘 티셔츠를 입고, 의과대학 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족구대회에서 1승을 거두었습니다. 내내 우리에게 진 팀이 어떤 팀인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의예과 시절을 보낸 이과대학 건물에 들어가 둘러보면서 걸음이 느려졌고, 천마로에서 사진촬영을 하면서는 따가운 햇살을 못견뎌하면서도 눈감은 것 같다고 다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들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말없이 가르쳐준 천마로를 끝으로 3일간의 홈커밍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의대 홈커밍으로는 처음으로 2박3일간 치른 행사였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았을 뿐 아니라 모은 예산도 거의 남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보태진 하루 동안 함께 만든 지천명 홈커밍의 추억은 열배, 백배를 더하였습니다.

 

이제 홈커밍을 마치고 우리들은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변하지 않고 동량을 길러내는 모교인 영남대학교를 잊지 않을 것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못마땅함과 섭섭함을 감싸 안으면서 따뜻한 말씀으로 대신하여 주신 스승님들이 계셨던 나의 의과대학을 내내 마음에 새기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저희를 모교로 초대하여 주신 이수정 의료원장님과 이영환 학장님께 감사드리며, 행정적인 협조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노석균 총장님 이하 모교의 여러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인사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