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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전공의가 쓴 국제학회 참관기

작성자 : 홍보과  

조회 : 3228 

작성일 : 2004-12-06 12:56:00 

제 8차 International Perforator 학회를 다녀와서

성형외과 레지던트 2년차 성 용 덕

2004년 9월 3일... 나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우리와는 반대편에 있는 나라, 그래서 멀게만 느껴졌던 나라... 브라질을 가게 된 것이다. 제 8회 국제 perforator 학회가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perforator flap은 성형외과의 미세 현미경 수술의 한 분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이유로 김효헌 교수와 함께 브라질을 향해 떠났다. 미국을 경유해서 가게 되었고 긴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나서야 상파울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듯 힘들게 도착한 나라 브라질...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벗어나니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 늦겨울의 날씨... 그러나 낮의 온도는 30도 가까이 올라간다고 한다. 지구의 반을 왔다는 생각과 아울러 주위의 약간 검은 듯한 라틴 사람들을 보고, 드디어 내가 브라질에 도착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상파울로에 도착한 첫 날 일단 숙소를 잡고 우리나라에서 학회 참석차 온 한양대학교 김정태 교수와 김창연 전임의를 만날 수 있었다. 학회 참가자 중 우리나라에서 온 사람은 이 4명이 전부 다였다. 그날 저녁, 우리는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20여명의 학회 임원진들과의 만찬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저녁 식사는 9시경부터 시작이 되었다(여기서는 보통 점심이 2시경, 저녁은 8-9시경쯤 시작된다). 여기서 저널로부터 익히 이름만 들어보았던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들을 가까이서 직접 보고 대화도 나눠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9시에 시작된 저녁 식사는 새벽 1시까지 계속 되었다.

다음날 학회 첫 날이 밝아 왔다. 먼저 남미에서 가장 크다는 상파울로 대학병원의 성형외과 병동을 방문하였다. Live surgery(생중계 수술)를 시행할 8명의 의사들이 환자 선택을 위해 병실을 둘러보고 환자를 직접 만나보는 시간이 있었다. 김효헌 교수와 나도 함께 환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여기서 내가 놀란 것은 처음 보는 외국의 의사들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려는 환자들의 태도였다. 수술할 환자의 선택을 한 후 사체 해부를 위한 시간이 되었다. 근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사체에서 그 특유의 포르말린 냄새가 나지 않았다. 대부분 신선한 사체(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체)였다. 사체의 대부분은 가족이 있었고, 가족들이 의사와 의과대학생들의 해부 실습을 위해 기증한 것이다. 여기서 해부된 시체들은 즉시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서 바로 장례를 치르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기서 나는 우리들과는 다른 브라질인들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학회장에서 주제 발표 및 강연, live surgery(학회장에서 수술 장면을 생중계)가 이어졌다. 의학용어가 많아서 발표 내용을 이해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강연된 내용들이 내가 1, 2년차를 지내면서 많이 봐왔던 것들이어서 더욱 내용을 알아듣기가 수월하였다. 학회 참석하기 전 가졌던 불안감은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김효헌 교수도 발표를 하였는데, 새로이 발표되는 주제라서 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였다.

학회 기간동안 이민 3세대인 Dr. Cho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지금 상파울로 대학의 정형외과 전문의로 일을 하고 있었으며 한국말보다는 영어를 훨씬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곧 미국에서 가장 큰 수부외과 전문병원인 ‘Kleinert's institute’에 갈 것이라고 하였다. 그에게서 능동적으로 계속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또한 이 곳 상파울로 대학의 레지던트들을 보면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그러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는데,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국제 학회에 참석함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가 세계에 내놓았을 때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첨단의 의료를 행하고 있다는데 대한 자랑스러움,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해야겠다는 반성... 이 모든 것이 나에게 값진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이 글은 성형외과 성용덕 전공의가 김효헌 교수와 함께 지난 9월초 브라질에서 개최된 제 8회 국제 Perforator(천공지) 학회를 다녀온 후의 소감을 적은 해외 학회 참관기입니다. 브라질 학회에서 김효헌 교수가 발표한‘내측 종아리 천공지 피판을 이용한 수부 및 사지개선’에 대한 연제는 11월 11일 2004년 대한성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우수발표 논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의료원 성형외과에서는 미세 재건 성형술 분야 등에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