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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의료봉사 후기 - 베트남 의료선교(2)

작성자 : 약제부 박소영  

조회 : 2524 

작성일 : 2007-04-04 11:32:46 

해외 의료봉사 후기 _ 2

이웃과 나누는 삶이 되게 하소서. 베트남 의료선교를 다녀와서...

-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삶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

박 소 영 / 약제부 외래약국

처음 3일간 베트남 주민들을 위한 검진 및 진료봉사에 매진을 한 후 4일째부터는 다소 여유로운 일정을 가지며 관광을 했다. 하지만 의료선교와 봉사의 목적으로 이곳에 온 만큼 단순한 즐기는 차원의 관광여행은 애당초 계획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할 수 있는 여건 또한 되지 않았다. 그래도 외국에 나온 데다 미리 정해진 빠듯한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였기에 몇 군데 일려진 명소를 가볼 수 있었다.

다시 우리나라로 귀향하는 길, 이제 베트남과 작별을 할 때가 되었다.
“본 항공기는 기체 결함으로 인해 하노이 공항으로 회항하겠습니다.” 4박 6일간 베트남에서의 의료봉사를 마치고 인천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저녁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륙한 지 17분 만에 갑자기 회항한다니... 하노이 공항으로 돌아오는 20여 분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가슴 졸여졌는지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베트남에서의 짧은 기억과 함께 가족들의 얼굴이 교차되었다.

■ 제4일(2007년 2월 1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짐을 챙겨 국내선을 타고 수도인 ‘하노이’로 이동했다. 수도라고는 하지만 하노이는 호치민에 비해서 도시 면적이나 인구가 더 적고 덜 번화한 도시였다. 기후도 열대몬순 기후인 호치민과는 달리 아열대 기후로 4계절이 있다고 하는데, 당시는 우리나라의 늦가을 정도 기온이었다. 하노이에서 버스를 타면 우리나라에서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 제복을 입은 공관이 단속을 하기 때문인데, 시속 50~70km를 넘지 않는 듯 했다. 덕분에 3일간의 빠듯한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졸리긴 했지만, 주변 경관을 천천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베트남 농촌에서는 여자들이 쟁기질을 제외한 모든 일을 한다고 한다. 머리에 ‘논’이라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눈을 제외한 얼굴을 모두 가리고 일하는 모습과 등에 혹이 난 소들이 인상적이었다. 구멍이 3개 난 벽돌 공장과 보관 창고도 볼 수 있었다. 긴 이동 시간을 감안, 저녁식사 외에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아 식사 후 토속품을 파는 야시장을 잠시 구경했다. 종류는 크게 많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싸서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망고랑 드래곤 플라워(용과) 같은 열대과일을 사서 맛을 보기도 했다.

■ 제5일(2007년 2월 2일)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난 후 배를 타고 ‘하롱베이’ 관광을 했다. ‘하롱’이라는 지명은 바다 건너에서 쳐들어온 침략자를 막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을 내뿜자 갖가지 모양의 기암(奇岩)이 되어 침략자를 물리쳤다고 하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네스코에 지정된 세계문화 유산지인 하롱베이는 넓은 바다와 울퉁불퉁한 해안선이 1,500m2에 이르는 거대한 만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 위에서 3,000여 개의 섬들이 파도처럼 무수히 다른 모양을 갖고 기이하게 솟아있는 천혜의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선녀들이 내려와서 목욕을 하고 간다는 전설이 담는 ‘천궁동굴’을 둘러보았다. 이 동굴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석회암 동굴로 처음에 원숭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갔던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어 졌다고 한다. 동굴 내부에는 여러 가지 동물 형상의 아름다운 종유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선상에서 베트남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선상 관광이 끝난 후 다시 하노이로 이동하여 수상 인형극을 보았다. 인형들이 무대 뒤의 조종에 의해서 너무나 정교하게 물 위에서 움직여지는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 제6일(2007년 2월3일)
베트남에서의 짧은 일정을 뒤로 하고, 0시 35분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하노이 공항’으로 향했다. 너무나 순조로운 4박 6일의 일정이었다. 그런데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여 16시간 늦게 재출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기다리는 동안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해 힘들었지만, 덕분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의료봉사가 될 것 같다. 회항하는 순간 기내에서의 마음을 되돌아보며 욕심내지 않고 내가 가진 작은 것 하나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해외여행이라는 기대감 이전에 의료봉사를 통해 고생할 각오를 했고, 생각대로 많은 수고를 해주었던 동료 직원과 의료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또한 이런 자리를 빌어 우리 병원 식구들이 더욱 동료애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가 된 점이 무척 기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돌아올 때까지 우리를 이끌어주시고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