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에세이

나눔 사랑 행복한 삶

작성자 : 의학과 1년 김민지  

조회 : 2774 

작성일 : 2007-10-01 09:52:39 

봉사활동 참가 후기 _ 건강한 웃음, 행복한 병원

나눔 사랑, 행복한 삶

- ‘제1회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체험캠프’를 다녀와서... -

김 민 지 / 의학과 1년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여름 무더위 속에서 시험으로 지쳐가고 있었을 무렵, 학교 게시판에 붙은 포스터 하나를 발견했다. ‘제1회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체험캠프 : 의대생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봉사란 어떤 것인가를 배우고...’ 란 말로 시작된 포스터 내용은 무언가에 목말라 있던 나의 주목을 끌만큼 매력적인 것이기에 충분했다.

방학이 시작되고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3일 자원봉사 체험캠프는 시작되었다. 캠프는 총 4박 5일 동안 이루어졌다. 첫 이틀간은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이후 3일간은 강릉효도마을(치매노인과 중증장애아동을 위한 요양시설)에서 봉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우선 서울시립어린이병원으로 이동을 했다.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은 극심한 중증을 지닌 장애아동 대상의 병원으로서 장애 정도가 심해 일반시설에서는 돌볼 수 없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뇌성마비여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꼭 필요로 하였다. 사실 치료를 아주 잘 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단지 침대에서 평생을 지내야 하는 아동들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처음에는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 애들이었기에 다가서기가 무척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식사와 목욕을 도와주고, 숨을 잘 쉴 수 있게 태핑을 해주면서 애들 하나하나가 각자의 개성을 가진 어린아이라는 것을 느꼈다. 수간호사가 병상을 하나씩 돌며 아이들 각자의 특징을 말해주며, 환자가 아닌 하나의 객체로서 아이들로 보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의사소통이 많이 되지는 않았지만 좋고 싫은 감정이 분명했고, 누군가 다가와서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동무가 돼주는 것을 좋아했다. 온갖 얄궂은 일을 마다않고 아이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의사라는 직업이 높은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데서 아픈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할 때 함께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병원에서 이틀을 보낸 후, 밤 시간을 이용해 우리는 강릉효도마을로 갔다. 이곳은 치매노인들을 위한 요양시설로서 정동진에서 차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산 위에 위치해 동해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장소였다. 여기서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드렸고, 온천 나들이에 같이 따라가서 목욕하는 것도 도와드렸으며, 바비큐 파티도 함께 했다. 또 둘째 날에는 고려대안산병원 교수들이 와서 노인들의 건강진단과 초음파 검사하는 것을 보조하는 역할도 했다. 치매노인들과 가까이 접하며 얘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는데, 의외로 즐겁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실 우리는 잠깐 들렀다 가는 사람들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밤낮을 교대로 항상 노인들과 함께 보내는 직원들은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일본의 노인요양시설이 병원과 연계돼 잘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한 강연을 들었는데, 뇌졸중 환자를 위한 화장실이 두 개가 있다는 사실(오른쪽 마비 환자와 왼쪽 마비 환자를 위한 화장실)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캠프기간 동안 자원봉사활동이 끝난 후 저녁시간에는 여러 가지 강의를 들었다. 빈민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서 활동하시는 분들, 봉사를 천직으로 살아가시는 의사들의 이야기는 모두가 감명 깊었다. 특히 단장이셨던 고려대안산병원장님께서 의대생들의 입장에서 와 닿을 수 있는 얘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50여 명의 전국의 의대생들, 여러 곳에서 달려오신 의사선생님들과 함께 한 캠프는 내게 '의사로서 나눔의 삶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하나의 큰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그것은 바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었고, 나눔으로써 더 큰 것을 얻게 된다는 깨달음이었다. 다시금 일상에 파묻혀 이런 마음들이 희미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얼굴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 우리 의과대학 김민지 양은 지난 8월 3일부터 7일까지 4박 5일간 서울시립어린이병원과 강릉효도마을에서 실시된 자원봉사 체험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신문 ‘청년의사’와 초음파진단기 전문기업인 ‘메디슨’은 올해 전국의 의사 및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케 하는 ‘제1회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체험캠프’를 기획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