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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의료봉사 후기 - 신짜오! 베트남!

작성자 : 서진주  

조회 : 2696 

작성일 : 2007-09-05 10:15:54 

베트남 의료봉사 후기 _ 1

신짜오! 베트남!

- 경상북도와 함께하는 해외새마을의료봉사를 다녀와서... -

서 진 주 / 121병동

먼저 재주가 없는 저의 글이 우리 12명의 가슴을 모두 읽어내 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마음은 크나 모두를 온전히 전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라며 함께 한 5박 7일간의 일정이 힘은 들었지만, 남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열심히 일하셨던 각 부서 여러 선생님들과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 Prologue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1970년대의 아스라한 기억 속에서 미소 짓게 만드는 노래... 5박 7일간의 짧지만은 않은 일정 동안 함께 한 노래다. 새벽잠을 깨우며 동네방네 돌아다니는 청소차는 내가 아주 어린 꼬마였을 때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훌쩍 커버린 지금, 아직도 문명의 혜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니,.. 만감이 교차했다.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내게 있어 이것이 진료기간 내내 쫓아다니며 괴롭혔다고 하면 믿어줄까?

▇ 출발 한 달 전
해외의료봉사 자원봉사자에 선발되었다. 지식의 보고인 네이버를 통해 우리의 목적지인 베트남 타이응우엔성을 검색했다. 베트남의 면적을 비롯해 인구, 기후, 특성, 특산물, 지형, 정치, 경제 및 문화 등을 알아봤다. 2005년 경상북도는 이곳과 자매결연을 맺어 현지에 새마을회관과 보건진료소, 학교를 세우고 50대의 컴퓨터를 지원해 인터넷검색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놀랍다...

▇ 출발 1주일 전
목록을 적어놓고 매일 한 번씩 짐을 싸고 푼다. 필요물품을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한 노파심에서...

▇ 1일차
드디어 출발이다. 식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9시 10분까지 의대주차장에 모여 함께 도청으로 향했다. 이번 의료봉사의 공식명칭은 ‘경상북도 대학생 새마을해외봉사단’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첫 공약인 ‘Pride 경북’을 널리 알리고, 국제교류 증진의 일환으로 발족추진되었다고 한다. 이는 전국에서 경상북도가 최초로 시도한 일이라 알려져 있다.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의 학생 14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많은 지원자 가운데서 뽑혀온 것임을 보여주듯 그들의 얼굴은 젊음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함께 있는 내내 시끌벅적한 것이 좀 불편했지만 나중엔 적응이 되었다. 1,800만원 상당의 의약품과 모기장을 병원에서 준비했고, 도청과 학교에서는 1,900만원 상당의 가정용 구급함 등을 준비했다. 무려 100박스에 이르는 짐들을 매번 이동수단이 바뀔 때마다 옮기고 싣는 것을 거듭해야 했다.

- 오후 5시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많은 짐들 때문에 수하물을 싣는데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시간이 걸렸다. 저녁식사는 탑승한 기내에서 9시가 되어서야 할 수 있었다. 정말 말없이 허겁지겁 먹었다.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4시간의 비행을 끝내고, 우리는 베트남 상공을 나르고 있었다. 아래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이 아름다웠다. 이곳은 우리나라와 2시간의 시차가 난다고 한다. 시계의 시각을 맞추고 난 후에도 아직 여기에 온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 현지시간 밤 12시
숙소로 가기 위해 모든 수하물을 찾은 뒤 공항을 나서는데 숨이 ‘헉’하고 막혀온다. 베트남에 오긴 온 모양이다. 참고로 베트남의 습도는 83%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2시간 내내, 덜컹거리는 마을버스만한 좁은 공간에 있었던 35명은 콩나물시루였다. 썩 시원하진 않아도 그나마 에어컨이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깜깜한 차창을 바라보다 피곤에 지쳐 잠이 들었고, 도착했다는 말에 눈을 떠보니 맙소사! 당도한 곳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란다. ‘이럴 수가...’ 모두들 극도로 긴장했다. 땀에 젖은 몸을 씻고 머리를 뉘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데, 통역이 없으면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에서 새벽 2시에 도착한 장소가 잘못 온 곳이라니... 다행히 옆 골목으로 잘못 들어온 탓이란 걸 알게 되었다. 놀란 가슴을 금방 주저앉힐 수 있었고, 방 배정이 끝나자마자 긴 말 없이 “내일 보자”는 인사만 한 채 각자 방으로 향했다. 정말 기나긴 하루였다. 어떻게 씻었는지도 모른다. 원래 잠 못 이루는 낯선 곳에서의 첫 날밤이 그렇게 지나갔다.(...10월에 계속)

※ 우리 병원 교직원 12명으로 구성된 해외 의료봉사단은 지난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5박 7일간 베트남 타이응우엔성 다이떠군 룽반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당시의 노고와 감동을 일자별로 정서해 연말까지 4회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