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에세이

영불회 경상북도 의성군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작성자 : 정경희  

조회 : 2452 

작성일 : 2007-07-30 11:24:29 

함께 나누는 삶 _ 건강한 웃음, 행복한 병원

부모님 같은 마을 어르신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영불회에서 주관한 경상북도 의성군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

정 경 희 / 외래팀

휴대폰 문자메시지~~ 6월 9일(토) 아침 6시. 이렇게 일찍 누가 문자를 보냈을까 궁금하게 여기며 문자를 보는 순간 ‘아, 오늘 봉사 활동가는 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절하게도 아침 일찍 총무님이 모든 회원에게 문자를 주신 것입니다. 서둘러 준비를 마친 후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의료봉사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7시 10분을 바라보고 있었고, 우리들은 병원을 출발해서 의료봉사 목적지인 의성군 단촌면사무소를 향했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버스를 타서 그런지 조금 피곤한 감을 느끼게 되었을 무렵 무심결에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연 제 느낌이 적중했는지 버스가 어느 곳에 들어가 서서히 멈추더니 ‘푸슈’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의 문이 열렸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가 맡은 일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부지런하게 움직인 결과, 어느덧 이곳은 병원의 진료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경자 선생(자산운영팀), 고명신 선생(보험심사팀)과 함께 접수를 맡았기 때문에 우리 봉사팀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셨던 어르신들의 인적사항을 기재하며 부지런히 차트(chart)를 만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진료를 받으러 오셔서 점심 먹을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저는 함께 접수를 맡은 분들과 교대로 뒷방에서 간단하게 컵라면과 떡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어르신들이 잠시 줄어들었을 무렵, 다른 봉사자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다른 봉사자들도 우리들 못지않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의료봉사활동에 참가한 회원들 모두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더불어 저의 기분도 매우 좋았습니다.

접수를 하는 건 병원에서도 하는 일이었지만, 이곳에서의 봉사는 좀 더 자발적이고 부드러웠으며 무척 포근한 느낌이었습니다. 제 고향도 여기와 비슷한 시골인지라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꼭 저희 부모님 같이 느껴져 몸은 힘들었지만, 더 보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 기회의 의료봉사에도 흔쾌히 참석해 제 손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졌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집에 돌아가면 남편의 저녁식사, 아들의 숙제검사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안부를 여쭤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슴에 간직한 채 남은 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후 3시경에 봉사활동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대구로 오는 버스에 올라 오늘 했던 봉사에 대해 되돌아보았습니다. 매순간 어르신들께 진심을 다하였는가, 실수는 하지 않았는가, 보람찬 하루를 보냈는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보니 아쉬웠던 부분 또한 많았습니다. 아마 다음번 봉사 때에는 오늘의 일을 경험삼아 제대로 봉사를 해야겠고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달리는 차창 밖을 보기도 하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며 지내다보니 어느새 눈에 익은 곳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자 우리 병원이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피로가 엄습해옴은 아마도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놓지 않았던 긴장감 때문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내 보금자리, 내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했고 또 하고 있는 여기, 영남대학교병원에 들어서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오늘의 소중한 경험을 제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함께 공감하고 이에 더해 자식들도 나중에 커서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 수 있는 그런 생각을 심어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번 봉사의 나눔 사랑을 마음속 깊이 간직, 병원에서 업무를 볼 때에도 오늘과 같은 마음으로 환자들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