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이야기

예쁘게 많이 깎은 건 누구?

작성자 : 이 숙 희  

조회 : 2926 

작성일 : 2009-07-29 09: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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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행사 후기 _ 하나된 우리, 비상하는 YUMC


예쁘게 많이 깎은 건 누구?


- 영양팀 동료들과 함께 한 ‘제1회 무 깎기 대회’를 마치고... -


이 숙 희 / 영양팀


영양팀은 업무 활성화 및 직원 상호 간 화합 도모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직장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지난 6월 24일 무 깎기 대회를 개최했다. 처음에는 무 깎기라 해서 조금 우습게 여겨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직장에서 내가 하는 일이 요리이고 또 그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만든 요리를 환우와 동료가 맛있게 먹어주고 건강해진다면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최고의 직장인이 될 테니까...


▇ 재미있는 직장 만들기, 무 깎기 대회

영양사와 조리배선원 포함, 4개조로 나눠 대회를 치렀다. 우리 조에는 이 대회를 제안한 박연우 영양사가 선수로 출전했다. 그는 조리원도, 배선원도 아니어서 한 번도 무 칼을 잡는 걸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누구보다도 의욕이 넘쳤고, 조원들을 북돋우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든 조원들이 서로 도와가며 실력을 기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란 정말 없었다. 거의 두 달 동안 무를 보기만 하면 모조리 깎아버려서 자연산 그대로의 무가 없을 정도였으니...  그동안 직원들 일거리가 조금은 줄어든 셈이었다.


▇ 무 깎는 것도 기술이고 실력이다

드디어 대회 날, 영양팀 전 직원이 모였다. 관심과 응원 열기 또한 어느 스포츠경기 못지않게 뜨거웠다. 5명(영양사 1, 정규직 2, 일용직 2)씩 4개조로 구성된 선수단은 1명당 3분의 시간이 주어졌고, 따라서 15분 동안 릴레이로 무를 깎았다.

 

경기 내내 선수들 눈빛은 정말 뜨겁고 진지했으며, 손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열심히 무 깎을 때는 아픈 줄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손에 물집이 생기고 껍질이 벗겨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3분이라는 시간이 이때만큼 길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


▇ 맹연습하면 안 되는 일이란 없다

조별로 깎은 무를 모아 무게를 단 다음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조를 1등으로 뽑기로 했다. 무게를 달아볼 때는 모두들 숨을 죽였다. 콩닥콩닥 뛰는 가슴... 내가 속한 2조가 102.6kg으로 1등을 차지했다. 2위는 83kg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두 달 동안 최선을 다해 맹연습을 한 게 효과를 나타낸 것이었다. 이어진 회식과 친목의 시간. 학교를 졸업한 이후 처음으로 내가 가진 작은 능력을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 업무에 대한 사명감 늘 가지도록 노력

무 깎기는 어쩌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 분야의 수많은 기술 가운데 아주 작은 한 가지일 것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나는 과연 빠르고 정확하고 위생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문가인가? 또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으로서 그 음식을 먹을 분들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사랑과 정성을 쏟았는가? 그렇게 자문하고 반성해본다. 무 깎기 대회는 내가 하는 일에 사명감을 다할 수 있도록 일깨워준 소중한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