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이야기

새내기 인턴 수련기 _ 흰 가운이 어울리는 젊은 그들

작성자 : 정 진 영  

조회 : 3859 

작성일 : 2009-03-27 15: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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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인턴 수련기 _ 흰 가운이 어울리는 젊은 그들 - _MG_7737 이미지

새내기 인턴 수련기 _ 새로 가지는 의사의 꿈


흰 가운이 어울리는 젊은 그들


- 환우들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의사 되길 간절히 소망 -


정 진 영 / 인턴장


 ‘처음’ 또는 ‘시작’이란 말은 누구든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았던 의대생 시절. 그 길 끝에 새로운 시작의 길이 보인다. 힘든 과정을 마치고, 진정한 의사로서 내딛는 첫 걸음. 의욕을 가지고 욕심을 부려보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은 그저 옛말이 아니라 여겨진다.


▇ 새로운 시작, 환우가 짓는 미소 큰 힘 돼

병원에 도착한 첫 날부터 손에 익지는 않았으나, 해야만 했던 여러 가지 술기들. 당신들 앞에선 의사로서 가운을 걸쳤을 뿐, 일에는 미숙하다는 걸 아심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참아준 환우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 뒤로 병풍처럼 둘러선 보호자들 앞에서 떨리는 손을 감추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던 내 생애 첫 동맥혈 채혈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힘들기만 했던 새벽잠과의 싸움, 어렵고 떨리기만 했던 채혈, 드레싱 등 술기들이 점점 익숙해지는 경험,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인턴생활에 적응을 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된 일과로 체력은 바닥나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럴 때 환우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웃음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이틀 정도 지나 정말 너무 힘들고 지쳐있을 때, 상처소독 후 고맙다는 표시로 어느 환우 한 분이 짓던 미소는 얼마나 용기를 북돋아주던지 또 얼마나 고맙던지... ‘아, 이 기쁨 때문에 의사생활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떠오르게 한다.


▇ 동기들과 나누는 고락, 마음 든든...

올해 우리 인턴 동기들은 예년에 비해 9명이 부족해서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다. 다들 각자 맡은 일 때문에 바빠 학창시절처럼 서로 긴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 하지만, 잠시나마 함께 모여 그날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함께 웃고, 고민을 들어주며, 서로에게 힘이 돼줄 수 있는 동기들이 있어 지금 이 생활이 힘들지만은 않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우리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비록 그 시작이 미약하고 서툴러 보이더라도 온전한 의사로 자라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 생각하고,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게 훌륭한 의사가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글을 놓으려 하는 참에 마침 콜벨이 울린다. 새로 입원한 환우 채혈을 하라는 연락이다. 잠깐 동안의 여유를 뒤로 하고,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42명 동기들 모두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던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환우들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진정 가슴이 따뜻한 의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