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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찬 교수

요추협착증, 제때 하는 수술적 치료 

전익찬 교수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이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 척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많아지면서 늘어난 수명과는 반대로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는 역설이 나타납니다. 최근 인터넷의 보편화와 의료관련 프로그램의 증가로 환자들은 폭발적인 의료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었습니다.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허리 협착증을 말끔히 치료한다”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의료광고는 정확한 의료정보의 선별과 판단에 어려움이 있는 대다수 환자를 쉽게 현혹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가의 시술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적절한 적용을 넘어서 과잉진료와 환자의 진료비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허리(요추)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진행된 허리뼈의 퇴행성 변화가 척추 내의 신경 통로(척추관)를 좁아지게 만들며, 이로 인한 신경 압박은 통증, 저림, 당김 등의 다리 증상과 보행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퇴행성 병변이 짧은 시간에 간단한 처치만으로 치료가 된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이런 시술들이 좁아진 척추관을 다시 넓히거나 유착된 신경을 풀어 준다는 내용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아직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가의 비용에 비하여 치료 효과와 지속기간을 고려할 때, 건강이 극히 좋지 않아서 적극적인 치료에 제한이 있거나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 고려될 수 있지만, 대개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까지 많은 전문가의 일치되는 의견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허리 협착증의 정확한 정의와 현재까지 확립된 치료방법을 중심으로 환자분들이 주로 궁금해하시는 내용에 대하여 기술하였습니다.

1. 허리 협착증의 정의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허리 협착증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비정상적인 뼈와 두꺼워진 인대, 그리고 탈출된 디스크 등에 의하여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합니다. 여기에 요추디스크와 관절의 퇴행은 요추를 전·후방과 좌우로 휘게하고 불안정하게 하여 협착증을 악화시킵니다. 이로 인하여 신경이 직접적인 압박을 받으면서 혈류 장애가 발생하여 증상이 초래됩니다. 협착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서 크게 허리뼈 중앙의 척추관 협착과 허리뼈 사이의 추간공 협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척추관은 여러 신경이 함께 지나는 큰 도로, 추간공은 큰 도로에서 신경이 빠져나가는 작은 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땅에 묻어 놓은 수도관이 세월이 지나며 서서히 막히듯,
허리뼈에 있는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생기는 병이 바로 허리 협착증입니다”

2. 허리 협착증의 증상

퇴행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대개 50세 전후로 하여 증상이 서서히 시작됩니다. 막연한 허리통증과 불편이 있으며, 초기에는 활동을 제한하고 간단한 약물과 물리치료 등으로 호전됩니다. 하지만 협착이 진행하면서 증상이 다양해지고 그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개인의 증상에 대한 민감도나 경제-사회적 배경에 따라 병원에 오지 않고 불편을 받아들이며 지내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개 병원에 올 정도가 되면 종아리, 발목, 무릎, 허벅지, 엉덩이에 감각저하와 저림, 통증을 호소하며 요추의 불안정이 있는 경우 심한 허리통증도 함께 보입니다. 특히, 보행 중에 증상이 심해져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서 쉬고 나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이 반복되며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 쉬지 않고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보행 거리가 점점 더 짧아지게 됩니다. 심할 때는 다리의 근력저하(마비)와 대소변 또는 성기능 장애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에는 기존 협착증에 디스크 탈출증이 함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허리 협착증의 진단

환자의 증상을 토대로 신경학적 검사와 문진을 시행하여 요추 협착증이 의심된다면 영상학적 검사를 통하여 최종 진단을 합니다. 단순방사선검사(X-ray, 엑스레이)를 통하여 허리뼈가 앞이나 뒤로 밀려있는 전·후방 전위증, 허리뼈가 일반적인 자세에도 과도하게 움직이는 불안정증, 압박골절의 유무, 척추가 휘어 있는 정도, 그리고 전반적인 척추 퇴행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뼈 중앙의 척추관과 허리뼈 사이에 있는 추간공의 협착 정도와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검사(MRI, 엠알아이)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시행되는 전산화단층촬영(CT, 씨티)과 척수조영술 등은 좀 더 세밀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모두 가능한 척추신경외과에서 본인에게 가장 맞는 치료법을 적절한 시기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4. 허리 협착증의 치료
① 보존적 치료

허리 협착증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만큼의 급격한 증상의 악화나 기능의 저하가 비교적 많지 않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무리한 활동을 피하는 일상의 변화, 적절한 운동,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과 같은 방법이 있으며, 소염진통제와 말초신경 혈액순환 개선제 등의 약제를 추가하여 증상을 조절합니다. 증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경우에는 신경 주변 또는 요추관절 내에 약물을 주입하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대한 고주파 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고가의 척추 시술의 경우 그 종류가 다양하고 선택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여 여러 척추전문가와 충분한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71세 여자환자, 약 10년 전 타 병원에서 허리협착증으로 요추 제4-5번에 대하여 신경 감압술 및 나사못을 이용한 유합술(B)을 시행 후 증상 호전 상태로 지내던 중 오른쪽 다리 통증과 저림이 서서히 발생함. 본원 척추신경외과에서 시행한 허리 MRI에서 이전 수술 부위의 위, 아랫마디의 협착증(인접마디변성)이 확인되었으며, 그 중 요추 제5번 – 천추 제1번 사이의 오른쪽 추간공 협착 (A, 붉은색 동그라미)에 따른 증상으로 판단되어 요추 제5번 신경에 대한 비수술적 요법인 신경차단술(C)을 시행 후 오른쪽 다리 통증과 저림이 호전되어 경과관찰 중임.

② 수술적 치료

충분한 보존적인 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하는 경우에는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두꺼워진 인대를 척추의 뒤쪽 뼈와 함께 제거하여 눌려 있는 신경을 충분히 풀어주는 신경감압술을 시행하여야 합니다. 특히, 다리의 힘이 약해지고 보행장애가 있으며 대소변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가 불안정한 환자에서 신경감압술을 시행하는 경우 척추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나사못 고정술이 포함된 척추유합술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평소 건강상태와 동반질환에 대한 충분한 사전평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69세 남자환자, 오른쪽 다리 통증과 저림, 발목근력 저하로 타 병원에서 요추 제4-5번에 대하여 디스크 제거술을 두 차례 시행 함. 이후에도 발목근력 저하가 지속되고 극심한 오른쪽 다리 통증과 저림이 재발하여 본원 척추신경외과에 내원하였으며 이때 확인된 허리 MRI 상에서 요추 제4-5번의 척추관 (A, 흰색 화살표)과 오른쪽 추간공 (B, 붉은 화살표)에서 디스크 파열과 협착으로 인한 심한 신경 압박소견이 확인됨 (C). 본원에서 재수술을 시행하였으며, 파열된 디스크의 완전제거와 좁아진 척추관에 대한 신경감압술 하에 나사못을 이용한 유합술을 시행 후 (D) 통증과 저림이 대부분 없어졌으며 발목근력 저하 역시 호전 중인 상태임.

5. 허리 협착증의 치료예후와 예방

안타깝게도 허리 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므로 치료를 하더라도 젊은 시절의 건강한 상태로 완전한 복귀는 불가능합니다. 수술 후에는 수술부위와 함께 수술을 시행한 인접마디의 빠른 노화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문제에 대한 경과관찰이 필요합니다. 퇴행성 질환은 평상 시의 생활 습관과 업무 형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부자연스러운 허리 움직임이 있는 작업을 많이 하면, 척추에 부하가 많이 가게 되어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게 됩니다. 평소의 올바른 척추자세와 적절한 체중의 유지, 그리고 금연과 함께 충분한 영양섭취는 어느 좋은 치료보다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중요한 예방항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