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이야기

[문화탐방]폐아파트가 예술을 만나면 생기는 일, 수창청춘맨숀

작성자 : 홍보협력팀  

조회 : 42 

작성일 : 2020-02-13 11:32:11 

file IMG_4633.JPG

[문화탐방]폐아파트가 예술을 만나면 생기는 일, 수창청춘맨숀

폐아파트가 예술을 만나면 생기는 일, 수창청춘맨숀

영남대학교병원 공식 블로그 [문화탐방]의 자세한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글.사진 최지영(홍보협력팀) 


과거의 대구 ‘수창’은 대형운수창고, 공구상, 기계부품공장,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밀집해 있었다. 그래서 색깔로 치면 회색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현재의 ‘수창’은 ‘예술’이라는 옷을 입고 ‘검은색’으로 변신했다. 알록달록 생기발랄한 ‘무지개색’ 이라고 할수도 있었지만 그건 수창청춘맨숀 입주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 했다. 모든 색을 섞으면 검은색에 가까워지듯 수창청춘맨숀에는 청춘과 예술인의 모든 색깔이 담겨 있었다.

유후~ 문화로 생기를 되찾다

 

수창청춘맨숀은 원래 KT&G의 연초제조창 직원들의 사택으로 1976년부터 1996년까지 이용되었다. 그러다 1996년 연초제조창이 폐쇄되면서 자연스럽게 사택도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가 했다. 그러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을 만나 20년 만에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쓸쓸했던 마음을 녹이듯 전시, 수창청춘극장, 시민문화예술교육 등으로 시민들과 예술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회색 빛깔의 아파트 2동은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새 이름표를 얻고 시각예술을 기본으로 미디어아트, 음악, 무용, 연극 등 청년예술가가 다소 실험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문화복합공간을 제공한다. 분기별 기획전시를 진행하며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이라는 전시가 진행되었다. 2020년 1분기 전시는 1월 22일부터 4월 30일까지 <실재와 가상>이라는 주제로 20명의 청년 예술가가 수창청춘맨숀을 채워나갈 예정이다.

 

 누군가에게는 집이였을 곳, 모두의 집이 되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지만 수창청춘맨숀이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 이곳은 KT&G 직원 가족들의 삶이 담긴 공간이었다. 사업장 건물에 둘러싸여 노출되지 않았던 사택은 외부 사람들에게는 비밀스러운 장소였다. 집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사택 거주민이 이용하는 출입구를 지나 처음 아파트를 마주게 되면 ‘여기에 아파트가 있다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곳은 독립된 공간으로 사택 가족들의 애증의 낙원(?)이었다고 한다. 개별난방이 없어 겨울이면 하루 20분만 따뜻한 물을 쓸 수 있어 그렇게 추운 겨울은 또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잔디밭, 사택가족이 함께 따 먹던 무화과‧감나무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누군가의 안방, 베란다, 가족이 함께 하던 거실은 이제 미술작품, 연극, 공연 등 청년예술인의 예술작품으로 채워져 모든 사람들의 집이 되었다.

 

 

무인카페, 혼자인 듯 아닌 듯

수창청춘맨숀에는 무인카페가 운영중이다. 1,000원을 내면 아메리카노, 초코커피, 밀크티, 핫초코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한가지 팁은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면 500원에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설거지는 필수다. 천원도 오백원도 없어 아무것도 마시지 못했다고 너무 시무룩할 필요없다. 정교하게 잘 짜여진 책장에 배치된 현대미술책, 에세이, 소설 등은 무인카페가 운영되는 동안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있고 싶은 만큼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는 것으로도 큰 위안일 것이다. 수창청춘맨숀은 누군가에게 그런 공간임에 틀림없었다.